“북한 오물풍선에 자동차 유리 박살”…보상받을 수 있나[세모금]

[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을 무더기로 살포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1일 저녁 8시부터 남쪽으로 날리기 시작한 오물 풍선이 2일 오전 10시까지 600개 이상 발견됐다.

북한이 2차 대남 오물풍선 살포를 감행한 가운데 2일 오전 현재까지 약 600여개를 날려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 파주시 운정동에서 발견된 대남 오물풍선 내용물. [합참 제공]

합참 관계자는 "시간당 약 20∼50개가 공중으로 이동해 서울·경기·충청·경북 지역에 낙하하고 있다"며 "발견되는 북한 오물 풍선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달 28∼29일 오물 풍선 260여개를 남쪽으로 날린 데 이어 전날 사흘 만에 살포를 재개한 것으로, 모두 합쳐 지금까지 총 900여개가 식별됐다. 오물풍선엔 담배꽁초, 폐지, 천조각, 비닐 등 오물·쓰레기가 들어있다고 합참은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오물 풍선이 주택가에 떨어져 자동차가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2일 오전 10시 22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 북한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 풍선이 떨어졌다.

풍선은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에 떨어져 앞유리창이 박살 났다. 당시 승용차에는 아무도 탑승해있지 않아 다친 사람은 없었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을 통제하고 오물 풍선과 내용물을 군부대에 인계했다.

이처럼 피해가 생겨나고 있지만 오물 풍선으로 피해가 발생해도 보상받기는 쉽지 않다.

앞서 2016년 2월 수원시의 연립주택 옥상에 북한의 대남 전단(삐라) 뭉치가 떨어져 물탱크와 유리 등이 파손되고, 1월에는 고양시의 차량 지붕이 부서지는 피해가 발생했지만 보상을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보험회사 등이 혼선을 빚은 바 있다.

이에 맞춰 북한의 대남 전단 뭉치가 떨어져 발생한 피해를 정부가 보상해주는 근거를 마련한 민방위기본법 개정이 추진됐지만 입법예고 단계에서 중단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북한의 오물 풍선으로 인한 피해 보상 규정은 없다"며 "이번에 파손된 승용차 차주가 가입한 보험회사 측도 보상이 가능한 상황인지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북한의 대남전단 및 오물 살포 풍선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서울시 초동대응반'을 설치·운영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시는 수도방위사령부, 서울경찰청, 서울소방재난본부와 연계해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실시간 상황 파악 및 대응 중이다.

시는 오물 등을 적재한 풍선 무게가 5㎏ 이상인 만큼,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고, 발견 시 접촉하지 말고 군이나 경찰, 다산콜센터에 신고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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