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 일시적 수요 정체인 캐즘이 수입 전기차 시장은 비켜갔다. 올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국산 전기차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0% 넘게 줄었지만, 수입 전기차 판매는 두배 넘게 늘어나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EV3(기아) 등 2000만~3000만원대 합리적 가격의 소형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기아가 지난달 23일 공개한 콤팩트 전기 SUV EV3. [기아 제공] |
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산 승용 전기차 판매량(한국GM의 쉐보레는 수입차에 포함)은 지난해 같은 기간(2만4520대)보다 32% 감소한 1만6586대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 승용 전기차 판매량은 102.9% 증가한 1만3863대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이끌었다.
지난해 1∼4월 국내에서 1417대를 판매했던 테슬라는 올해 같은 기간 7922대를 판매했다. 테슬라를 제외해도 수입 승용 전기차 판매는 1∼4월 기준 지난해 5417대에서 올해 5941대로 9.7% 늘었다.
자동차업계는 이와 관련, 전기차 시장 수요가 정체기에 돌입하면서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고객은 부담이 덜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고, 상대적으로 가격 민감도가 낮은 수입차 고객은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BMW 전기차 뉴 i5 eDrive40 [헤럴드DB] |
현재 수입차 시장 1위인 BMW의 1∼4월 전체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감소했지만, 전기차 판매는 2109대로 39.8% 증가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량은 1∼4월 기준 지난해 1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19대에 달했다. 폴스타도 165대에서 305대로 판매량이 늘었다.
이에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신규 전기차 고객의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 경제성을 강조한 중저가 전기차를 속속 내놓고 있다.
기아는 보조금 인센티브를 포함해 실구입 가격이 3000만원대 중반인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를 다음 달 출시한다.
현대차도 이르면 올해 경형 SUV 캐스퍼 전기차를 선보인다.
캐스퍼 전기차는 차량 체급을 감안하면 EV3보다 낮은 2000만원 후반에서 3000만원 초반대의 가격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