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날개 단 금융주, 상승세 지속하려면 ‘이것’ 관건 [머니뭐니]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를 등에 업은 금융주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성장과 위험관리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와 코스피·코스닥 우량종목 300개로 구성된 KRX 300 지수가 연초 대비 각각 1.2%, 0.3% 하락한 가운데 금융업종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KRX 은행 지수는 올 들어 22.1% 상승하며 가장 가파른 상향 곡선을 그렸고, KRX 보험 지수는 20.7%, KRX 증권 지수는 7.5% 오르며 전체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주요 4대 금융지주 주가만 봐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금융권 대장주인 KB금융지주는 지난 31일 연초 대비 무려 48.1% 뛴 7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일 장중엔 역대 최고치인 8만3400원을 찍기도 했다. 하나금융지주(44.2%)와 신한금융지주(19.8%), 우리금융지주(10.4%) 등도 주가가 크게 뛰었다.

주가가 크게 변동하지 않아 ‘무거운 주식’으로 통하던 금융주가 이처럼 훨훨 날고 있는 데는 밸류업 수혜주 기대감이 꼽힌다. 정부의 증시부양 정책에 발맞춰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인 이들 금융지주는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강화를 내세우며 투자처를 찾던 시장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KB금융의 경우, 지난 27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시작되자마자 올해 4분기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다만, 외국인 지분율이 70%선 안팎에 달할 정도로 확대된 만큼, 추가 모멘텀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상승세가 시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하반기에 진행될 기업가치 제고 계획 자율공시가 금융주들의 주가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특히 수익성 관리가 중요해졌다는 관측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이익률인 RoRWA가 주목해야 할 지표로 꼽힌다. ROE는 은행의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고, RoRWA는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관리를 잘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속 가능한 기업 밸류업을 위해서는 ROE/RoRWA 제고에 초점이 맞춰야 한다”며 “RoRWA 상승은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률이 시행되는 가운데 CET1(보통주자본)을 방어하면서 이익 증가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ROE/RoRWA 제고를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변화 ▷수익성 제고 전략 ▷목표 자본비율 및 자본비율의 안정성 확보가 필요하며, 증가되는 자본의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한 ▷중장기 성장 전략 ▷레버리지 구조 등에 대한 설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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