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연합]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출마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 계정을 열고 선거 운동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2일(현지시간) 폴리티코와 NBC방송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틱톡 계정을 열었고 이는 그가 과거 틱톡 사용을 금지하려 했던 것과 정반대의 행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틱톡 계정에 전날 첫 게시물이 올라왔다. 13초짜리 짧은 영상 속에는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열린 UFC 경기에서 환영받으며 손을 흔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 시작 부분에서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CEO)가 "대통령이 지금 틱톡에 등장했다"라고 소개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영광이다"라고 말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틱톡 계정 개설은 잠재적 유권자, 특히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외신은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트럼프 캠프의 한 고문은 "여러 플랫폼과 수단으로 활동하는 것은 중요하며 (틱톡은) 우리가 유권자들에게 닿는 많은 방법의 하나에 불과하다"라며 "틱톡은 젊은 층이 많이 쓴다"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선거운동에 틱톡을 사용하게 된 것은 미국 내에서 틱톡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것과는 별개로 양측이 모두 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틱톡 가입은 그가 집권 당시 틱톡을 금지하려 했던 입장을 번복한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2020년 중국 기술기업들의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 가능성을 이유로 틱톡, 위챗 사용과 중국 앱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잇달아 내린 바 있다. 다만, 법원이 이에 제동을 걸며 실제 금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미 의회의 틱톡 규제 법안에 반대한 데 이어 이번에 틱톡 계정을 개설하면서 과거와는 상반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틱톡 규제 법안에 대해 "틱톡을 없앤다면 페이스북과 '얼간이 저커(버그)'의 사업이 두 배로 성장할 것"이라며 "난 지난 선거에서 사기 친 페이스북이 더 잘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바이든 대선 캠프 역시 틱톡 강제매각 법제화에도 불구하고 틱톡 계정을 계속 사용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말 대부분의 연방 정부 기기에서 틱톡을 금지했으며 백악관도 틱톡 계정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바이든 재선 캠프는 대선을 앞두고 젊은 유권자들을 공략을 위해 지난 2월 틱톡 계정을 열었다.
틱톡을 사용한 홍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작년 11월 이후 틱톡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게시물은 65만1천건이 올라왔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게시물은 그 두배에 달하는 129만건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