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여성판 N번방’ 내사중… 필요하면 정식 수사 전환”

경찰이 ‘여성판 N번방’ 사건 정식 수사 전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경찰 마크.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경찰이 ‘여성판 N번방’ 사건 정식 수사 전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여성판 N번방 사건 수사 상황 질의에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고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사항이 확인된 것은 없다”면서도 “계속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수사로 전환해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성판 N번방은 회원수 84만명 규모의 여성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발생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성적 명예훼손 사건이다. 일부 이용자들이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는 남성들의 개인 신상을 유포하고 불법 촬영물로 유추되는 사진 등을 올리며 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서울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한편 작성자들의 명예훼손 혐의 성립 여부 등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국내 최대 가요 기획사인 하이브가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선 조만간 민 대표 측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조 청장은 “고발인 조사 내용을 토대로 기존에 분석한 사건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본 뒤 바로 피고발인 측을 불러 조사하면 어느 정도 수사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민 대표 측 조사 일정은 구체적으로 조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청장은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 이후에도 민간단체에서 대북 전단을 계속 날리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서울경찰 차원에서 제지하는 등의 특별한 조치는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 5개월 만에 검거한 ‘경복궁 낙서 지시범’이 조사받다 수갑을 풀고 도주한 일의 책임자 문책 여부에 대해선 “수사하기 어려운 사건을 몇 달간 공들여 힘들게 잘 검거한 공도 있기 때문에 공과를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할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조 청장은 “담당 수사관들이 안일한 인식이 있었던 것은 분명”이라며 “유사 사례가 서울경찰 전체에 재발하지 않도록 담당 부서에 강력하게 점검하고 대책을 세우라고 주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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