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수출액 ‘10조 시대’…中 빈자리, 美가 채웠다 [푸드360]

미국 소비자가 신라면을 즐기고 있다. [ 농심 제공]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국내 식품기업의 미국 수출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드 이전 수출 비중이 가장 높았던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하락하고 있다.

3일 관세청과 에프앤가이드 하나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주요 가공식품 수출액은 약 1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지 생산·판매 법인 매출을 제외한 수치다. 실제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거둔 매출액은 이보다 더 큰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가공식품 수출액은 지난 3년간 연평균 9%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미국향 수출액은 연평균 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7% 늘었다. 중국은 2016년(사드 이전) 가공식품 수출 비중 23%를 차지한 대표 수출국이다. 국내 기업에도 가장 중요한 수출국이었다. 하지만 이후 수출 비중이 줄면서 지난해 5%포인트 떨어진 1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2016년 12%에서 지난해 18%로 증가했다.

업계는 미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미국 식품 시장이 2022년 이후 연평균 3.8% 성장해 2026년 1조860억달러(약 1500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K-푸드에 대한 인식이 퍼지면서 소비가 꾸준하게 증가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aT는 K-푸드가 건강식으로 이미지를 확장하고, 한류를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보다 높은 물류비가 부담이다. 업계는 현지 공장 설립과 유통망 강화를 통해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북미 시장 판매를 늘리기 위해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업체 슈완스를 인수했다. 미국 전역에 걸친 식품 생산·유통 인프라 등 K-푸드 확산 기반을 마련한 전략이다. 이후 CJ제일제당은 슈완스를 통해 현지 김치 제조업체를 인수해 자체 생산 역량을 갖췄다. 그 결과 비비고 김치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4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향후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여 주요 채널까지 유통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대표 K-푸드인 라면 제조 업체도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다. 농심은 2005년 설립한 미국 제1공장에 이어 지난해 제2공장을 가동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미국 2공장에 증설 중인 라인을 올해 하반기에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지 생산 및 유통은 원가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 풀무원의 경우 올해 1분기 미국 법인 매출이 전년 대비 15% 상승했다. 지난해 미국 길로이 공장에서 아시안 면류 생산라인을 신설하며 현지 생산체계를 확대했다. 원가 개선 및 생산성 향상 효과를 바탕으로 코스트코 등 주요 채널에서 성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을 고려하면 중국을 포기할 수 없지만, 국제 관계를 고려하면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며 “수요가 풍부한 미국에서는 교민뿐만 아니라 현지인 사이에서도 K-푸드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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