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2일 강남구 압구정역에서 롤스로이스 운전자 신모(28) 씨가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들이받은 후 차에서 내리는 모습(왼쪽)과 다음날 신씨가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받는 도중 밖에 나와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 사진 일부는 임의로 모자이크 처리.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캡처]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마약류에 취해 차량을 몰다 행인을 쳐 사망에 이르게 했지만 유족들에게 사과 한마디 안하던 ‘롤스로이스남’ 신모 씨가 돌연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3일 탐정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미디어’에는 “반성 없는 반성문. 가슴 찢어지는 유족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카라큘라에 따르면, 신씨는 항소심 재판부가 배당된 지난 2월6일 이후 현재 반성문을 꾸준히 제출하고 있다.
반성문이 제출된 날짜는 올 4월8일과 16일, 23일, 5월2일과 9일, 17일로 일주일에 한번꼴이다. 지난 3월 초 변호사가 선임된 이후부터 꾸준히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는 셈이다.
카라큘라는 “이건 제 개인적인 뇌피셜이다. 여러분도 공감은 하실 거라 생각한다”며 “이 반성문 의도가 뭔가. 정말 반성하는 마음에 작성하는 반성문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왜 피해자 유족 측엔 어떠한 반성문이나 이런 것 없이 오직 ‘재판부에만’ 반성을 하는 걸까”라고 되물었다.
약물을 복용한 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신모 씨가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피해자 A씨의 친오빠에 따르면, 유족들은 신씨 측 변호사를 만나 합의를 논의할 예정이다.
재판 초기에는 신씨가 혐의를 부인해 합의할 마음을 접었지만, 최근 항소심에서는 그가 혐의를 인정하고 있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는 것이다.
신씨는 지난해 8월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 A씨를 쳤다. A씨는 이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져 24주 중상을 입고 수술까지 받았지만, 결국 3개월여 만에 숨졌다.
신씨는 사고 당시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로 차를 운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고 직후에는 차에 깔린 A씨를 빼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행인들과 달리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고, 이후 현장도 이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법원은 지난 1월24일 1심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죄 등으로 신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검사 측과 신씨 모두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이 밖에도 신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향정) 위반, 주민등록법위반죄로 지난 4월 추가 기소됐다. 그는 2022년 6월부터 약 1년 넘는 기간 동안 14개 의원에서 총 57회에 걸쳐 프로포폴 등 수면마취제를 상습 투약하고, 그 과정에서 타인 명의를 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