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원구성, 거야 정책 압박에…與, 연금개혁-세제개편 등 12개 특위 동시 가동 [이런정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이 22대 국회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세제 개편, 연금 개혁 등 정책 특별위원회를 동시에 가동한다.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총 12개에 달하는 당 차원 정책 특위 출범을 예고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개혁 ▷의료개혁을 비롯해 ▷노동 ▷저출생 대응 ▷세제 개편 ▷에너지 ▷재난안전 ▷민생경제안전 ▷인공지능(AI)·반도체 ▷기후 대응 ▷공정 언론 ▷약자 동행 등 주요 정책 현안을 각각 특위 주제로 다룰 예정이다. 원내지도부는 3선 의원들을 위원장으로 조만간 위원 배정을 마칠 계획으로, 정부 개혁 과제인 ▷교육개혁 ▷외교·안보 관련 특위도 추가할 계획이다. 이 중 민생경제안전특위는 지난 2일 고위 당정대협의회 결정에 따라 당정이 공동 구성한다.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4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여당으로서 민생에 관한 논의를 하루도 멈출 수는 없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특위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하는 집권여당으로서 당 차원 정책 대응을 위한 정책 의원총회도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10개 이상의 당 특위가 동시 출범·가동되는 것은 이례적으로, 당 내에선 “국회 상임위와 맞먹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8개 상설 상임위 중 법제사법위·운영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위원장 몫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22대 국회 원 구성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당 차원 논의 기구를 띄워 대응하는 전략이다. 민주당이 원 구성 법정시한(6월7일) 당일 단독으로 상임위원장 표결에 나설 경우 상임위 정상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 또한 고려됐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원 구성과 관계없이 의원들의 입법 활동과 정책 대응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대 야당의 정책 선점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여겨진다. 총선에 참패한 국민의힘이 원내대표 선거와 백서 내용을 놓고 책임론을 둘러싼 갈등을 겪는 동안 더불어민주당은 각종 분야에서 정부·여당을 압박해 왔다. 이재명 대표는 21대 국회 임기 말 ‘국민연금 모수개혁 우선 처리’를 제안한 데 이어 최근 ‘민생회복지원금 차등지급’, ‘저출생 여야정 협의체 구성’ 등을 연달아 제안했다. 앞서 ‘1주택 실거주자 종합부동산세 폐지’를 시사했던 박찬대 원내대표는 상속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을 포함한 세제 개편 필요성을 언급했다. 당시 정책 논의가 실종된 국민의힘을 놓고 “권력투쟁이 아닌 대야 정책투쟁을 해야 한다(김영우 전 의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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