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수 AMD CEO “연내 방한 추진”…삼성 HBM 탑재 유력 새 AI 가속기 공개

리사 수 AMD CEO가 3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센터 2홀에서 열린 2024 컴퓨텍스 키노트에서 새로운 AI 가속기를 공개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리사 수 AMD CEO가 삼성전자의 12단 HBM3E 탑재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AI 가속기를 공개했다. ‘엔비디아-SK하이닉스’ 연합에 대항해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AMD의 협력이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최근 제기된 삼성전자와의 3나노 파운드리(위탁생산) 협력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한국에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연내 추진 가능성을 시사, 추후 국내 반도체 기업과의 만남도 성사될 전망이다.

▶AI 가속기·CPU 등 차세대 제품 대거 공개…엔비디아·인텔 견제=리사 수 CEO는 3일(현지시간) 타이베이 난강 전시 센터 2홀에서 열린 ‘2024 컴퓨텍스 키노트’에서 차세대 AI 가속기 ‘AMD 인스팅트 MI325X(이하 MI325X)’를 공개했다. 수 CEO는 “MI325X는 올 4분기 출시 예정이며, 업계 최고의 288GB 용량을 가진 5세대 HBM3E를 탑재한다”고 말했다.

AI 가속기에 통상 HBM이 8개 가량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12단 HBM3E 탑재가 유력하다. 앞서 삼성은 올 초 업계 최초로 세계 최고 용량인 36GB 12단 HBM3E 제품을 개발했다. 상반기 양산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이미 AMD에 4세대 제품 HBM3을 공급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연맹이 공고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AMD는 서로에게 중요한 파트너다. AMD도 AI 가속기 분야에서 엔비디아에 대항하기 위한 차세대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번 키노트에서 새롭게 공개된 ‘5세대 AMD 에픽(EPYC) 서버 프로세서’ 제품군은 최대 192개의 코어와 384개의 스레드를 가진 최신 CPU ‘젠(Zen)5’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코드명 ‘튜링(Turin)’으로 불리는 이번 신제품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AI 가속기에서는 엔비디아의 H100, H200을 비교군으로 삼았다. 수 CEO는 자사 MI325X 탑재시 H200보다 메모리 용량은 2배, 메모리 대역폭은 1.3배, 모델 사이즈는 2배 향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한 계획 있다…삼성은 훌륭한 파트너”=수 CEO는 한국 방문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키노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 올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도 내가 반드시 한국에 방문해야 한다는 걸 안다(I know I definitely have to go to Korea), 계획이 있다(It‘s on my list)”라며 “올해 안에 방한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답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와의 3나노 관련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는 “3나노나 GAA 공정 활용에 있어 특정 벤더사를 언급하지는 않았다”면서 “현재 TSMC와의 파트너십은 매우 공고하며, 우리는 몇몇 제품의 3나노 공정 기반 양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만에서 열리는 컴퓨텍스 행사 관련 기자간담회인 만큼, 현장의 대만 언론들을 의식해 TSMC와의 파운드리 협력이 공고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그는 “AMD는 항상 최신 선단 공정을 적용하고 있다”며 “우리는 분명 3나노뿐 아니라 2나노, 그 이상의 공정도 활용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수 CEO에게 다가가 삼성과의 파트너십에 대해 다시 묻자 “삼성은 다방면에서 우리에게 훌륭한 파트너(excellent partner)”라며 “HBM에서 삼성과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기쁘며, 앞으로 양사가 어떤 것을 이뤄나갈지 계속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타이베이=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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