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4일 인도 총선에서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이 주도하는 국민민주연합이 야당을 앞서면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3연임에 유력해지고 있다. 모디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자와할랄 네루 총리 이후 인도 역사상 총리직을 3연임한 두 번째 인물이 된다.
그러나 BJP 주도의 정치연합 국민민주연합(NDA)이 출구조사에서 최대 400석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야당인 라훌 간디 전 인도국민회의(INC) 총재가 주도하는 야권 정치연합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어서다.
4일 인도 NDTV방송과 일간 더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이날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30분 기준 NDA는 초반 개표에서 272석 이상을 차지해 연방하원 543석 중 과반 이상을 확보했다. 이 중 BJP는 230석 이상을 차지했다.
모디 총리가 재집권하면, ‘세계 3위 경제’ 대국 발돋움을 위한 성장 중심 경제정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INDIA는 200석 이상을 차지하면서 예상 외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 1일 투표 종료 후 나온 출구조사 결과에서 NDA가 최대 400석 이상 확보해 압승할 것으로 전망한 것과는 다른 결과다.
지난 2019년 총선과 비교했을 때 INDIA 의석수는 대폭 늘었고, NDA는 줄었다. INDIA가 지난 2019년 총선에서 확보한 의석수는 80석이었던 점을 감안했을 때 이번 총선에선 무려 150여석을 더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NDA는 지난 총선에서 300석 이상의 의석수를 확보한 것보다 20여석을 더 잃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심지어 “초반 개표에 모디 총리가 이끄는 BJP가 단독으로는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고,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해선 군소 정당들의 지지가 필요할 수도 있다”며 “이는 모디 총리의 정치 경력에서 완전한 과반수 없이 정부를 이끄는 최초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인도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가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선 여당과 야당 연합의 접전이 이어졌다. 해당 지역이 인도 국가적 경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BJP가 자국의 지배력에서 손상을 입은 것을 나타낸다고 NYT는 전했다.
친기업 성향으로 알려진 여권이 출구조사 예측과 달리 초기 개표에서 크게 고전하자 인도 증시는 6%가량 폭락했다.
이코노믹타임스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기준 인도 대표 주가지수 센섹스는 전날보다 5.8% 빠진 72,020.73을 기록 중이다. 또다른 대표 주가지수 니프티50 지수도 2만1811.55으로 같은 시간 전날보다 6.2% 하락했다.
센섹스와 니프티50은 전날에는 각각 3.39%와 3.25%나 올랐지만 하루 만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후 더 폭락하는 상황이다.
한편 유권자 약 9억7000만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총선 투표는 지난 4월 19일 6주 7단계 일정으로 시작됐다. 지난 1일 마지막 7단계 투표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등에서 실시됐다·. 총선에는 5년 임기의 연방하원 543석을 놓고 8300여명이 겨룬다.
NDA는 인도를 독립 100주년인 2047년까지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반면 네루 초대 총리의 증손자인 라훌 간디 총재가 주도하는 INDIA는 현 정부가 야권 등 소수 집단을 탄압하고 헌법 가치를 위배하며 힌두교도를 결집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