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여객기 |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최종 인수자 베일이 이르면 이달 초 벗겨진다. 본입찰 이후 잠시 숨고르기하며 호흡을 조절하던 원매자들은 우선협상대상자(이하 ‘우협’) 발표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고삐를 죌 준비를 하는 모습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에어인천·이스타항공 등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후보는 지난 4월 본입찰 이후 지난달 말까지 자금조달·사업계획 구체화 등 매각 측의 요청사항에 개별적으로 대응해왔다. 인수후보자 면면을 파악한 매도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의 최종 조율을 앞둬 우협 선정 목전에 왔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을 달궜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자 선정 절차가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었다. 매각주관사인 UBS는 우협 대상자 통지시점 등 별도의 일자를 안내하진 않았으나, 시장 관계자들은 이달 초중순 우협이 발표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은 분위기가 무르익을수록 반전을 거듭해 시장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행법상 항공면허가 있는 저비용항공사(LCC)가 인수주체로 나설 수 있지만 사모펀드(PEF)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가 주요주주로 있는 까닭에 각 후보는 컨소시엄 구성에 혼전세를 보였다. 때문에 FI 간 대리전 양상으로 인수전이 치러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각 인수후보는 이합집산을 거쳐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MBK파트너스·파빌리온PE), 에어인천(소시어스·한국투자파트너스),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 등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아울러 에어프레미아(메리츠증권), 에어인천(한국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 이스타항공(우리은행·NH투자증권) 등 인수금융단 또한 자금지원을 대기 중이다.
자금조달 이외에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및 채권단뿐만 아니라 EC와 국토교통부 간 기준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딜(거래) 성사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인수가 제안시 구주·신주가 구성 비중 ▷LCC 재편 이후 시장에서의 우위 ▷매각 이후 공정한 시장경쟁 가능성 ▷외국계 투자자의 출자비중 및 실질지배 여부 등이 주요 검토대상에 올랐다. 원매자들이 의사결정권을 쥔 각 주체로부터 합격점을 받기 위한 머리싸움을 치열하게 벌였던 이유다.
다만 여러 이해당사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춘 한 곳의 원매자가 최종 우협으로 선정된다하더라도 잔여 절차는 산적해있다. 본계약을 포함해 거래종결까지 남은 계단을 모두 밟아야한다.
최종 우협으로 선정된 원매자는 마무리실사 격인 최종실사를 한 차례 진행한다. 매수인 실사 단계에서 파악이 미진했거나 물리적 시간이 지나며 추가된 사항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이후 양해각서(MOU) 및 법적 구속력을 강화하는 본계약 등 MA(Master Agreement)를 체결한다. 이 과정에서 앞서 본입찰시 제출했던 매수인 수정안에 진술및보장·손해배상 등을 다듬어 최종안을 수립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매도자 측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등 시정조치안의 조건부 승인요건을 갖추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합병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