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분화…50년만에 같은 지점서 분출

3일(현지시간) 오전 6시께 미국 하와이 상공에서 본 킬라우에아 화산의 분화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하와이섬(빅 아일랜드)의 활화산인 킬라우에아 화산이 다시 분화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이번에 용암이 분출한 같은 지점에서 분화한 것은 1974년 이후 50년 만이다.

3일(현지시간) 미 지질조사국(USGS) 하와이 화산 관측소(HVO)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30분(하와이 표준시)께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 내 킬라우에아 칼데라의 남서쪽으로 약 4㎞ 떨어진 지점에서 새로운 용암 분출이 시작됐다.

HVO는 “웹캠 영상에서 용암이 길게 갈라진 틈에서 분출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빛이 보인다”며 “이 지역에서 가장 최근에 용암이 분출한 것은 1974년 12월로, 약 6시간 동안만 지속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HVO는 이날 오전 2시 11분에 화산 활동 경계 수준을 ‘주시’(Watch)에서 ‘경보’(Warning)로, 항공 코드를 ‘주황색’에서 ‘적색’으로 올렸다가 약 6시간 만인 오전 8시27분에 경계 수준을 이전 단계로 다시 내렸다.

HVO는 경계 수준을 낮추면서 “킬라우에아 화산 폭발은 현재 진행 중이지만, 국립공원 내 외딴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분출량이 적으며 인명이나 주요 기반시설에 즉각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동쪽 열곡대(East rift zone·화산 정상이 아닌 능선에서 용암이 분출할 수 있는 갈라진 지형) 아래의 지진 발생률과 지반 변형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활동은 화산 정상과 남쪽 칼데라 지역으로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 오후 용암 분출이 일어나기 전 8시간 동안 킬라우에아 화산 정상 지역에서는 지진이 약 250차례 일어났다고 HVO는 전했다. 가장 강한 지진은 규모 4.1 수준이었다.

HVO는 이번 화산 분출에 따른 직접적인 위협은 없지만, 섬 주민이나 방문객은 ‘화산 스모그’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화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황 등은 인체 건강과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

하와이에서 두 번째로 큰 화산인 킬라우에아의 최근 분화는 지난해 9월 있었으며, 당시 1주일 동안 지속됐다. 2018년에는 이 화산의 대규모 분출로 700채가 넘는 주택이 파괴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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