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도봉구 하나로마트 창동점에서 열린 '소(牛)프라이즈 2024 대한민국 한우세일'을 찾은 시민들이 한우 등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를 기록하며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정부의 물가 목표치인 2%대를 기록했다. 다만, 배 가격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과일 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또,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 역시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9(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7%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3%대(3.1%)로 높아진 뒤 지난 4월(2.9%)부터 다시 2%대로 내려앉았다. 체감도가 떨어지는 건 기본 생활필수품 142개 물가를 담은 생활물가지수가 3.1% 상승한 탓이다.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5월 농축수산물은 8.7% 올랐다. 축산물(-2.6%)이 4개월 만에 하락전환하고 수산물(0.1%)도 안정적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 3월(11.7%)과 4월(10.6%)과 비교해 상승률이 둔화했지만, 농산물은 19.0% 상승했다. 농산물은 전체 지수를 0.69%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사과(80.4%)와 배(126.3%)가 급등하면서 과일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지난해 작황 부진에 따른 공급부족 현상 탓이다. 사과값은 3월(88.2%)과 4월(80.8%)에 이어 석 달째 8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배는 1975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탓에 신선과실 상승률은 39.5%로 기록했다.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보다는 3.0% 하락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3% 오르면서 불안한 흐름이 지속됐다. 기상 여건이 나아지면서 신선채소가 7.5% 올라 한자릿수대 상승률로 둔화했지만, 토마토(37.8%), 고구마(18.7%), 배추(15.6%), 쌀(6.7%) 등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나마 축산물이 2.6% 하락하면서 넉 달 만에 값이 떨어졌다. 돼지고기 값이 5.2%, 국산 소고기와 닭고기가 각각 2.4%, 7.8%씩 떨어져 전체 물가를 0.06%포인트 끌어내렸다. 공업제품 중에선 가공식품이 2.0%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17%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식용유가 17.7% 올라 작년 3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 상승을 기록했다.
석유류 물가상승률은 3.1%로 석 달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작년 1월(4.1%) 이후 16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2.8%) 등 개인서비스 물가도 전체 물가를 0.97%포인트 끌어올렸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 유가 변동에 따라서 등락하는 석유류는 지난달 가격 올랐다가 지금은 떨어지는 추세"라며 "지난달엔 국제 유가 상승분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0%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미숙 심의관은 “근원물가는 전체적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며 “변동이 큰 부분 외에 물가는 안정세로 가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