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몰랐던 아마존 부족, 이젠 폰만 본다…음란물 중독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마루보족. [뉴욕타임스 보도화면]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세상과 단절돼 고유 문화를 지켜 온 아마존의 한 부족이 초고속 인터넷에 노출된 뒤 폭력과 음란물 중독 등 부작용을 겪게 된 사연이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는 아마존의 고립된 부족 마루보족을 외부 세계와 연결시켰지만 내부에서는 분열되도록 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마루보족은 아마존 열대우림 깊숙한 곳에 있는 이투이 강을 따라 공동 오두막에 사는 부족이다. 고유 언어가 있고 부족 구성원 모두가 같은 성을 사용한다. 이들은 숲의 정령을 숭배하고, 야생에서 거미 원숭이를 잡아 수프를 끓이거나 반려 동물로 키우는 등 전통적 삶의 방식을 오랫동안 고수했다.

이들이 달라진 건 인터넷 보급 이후다. 부족 일원인 차이나마 마루보는 “인터넷은 처음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화상 채팅과 긴급 상황 시 도움 요청과 같은 분명한 이점을 가져다 줬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부족 사람들이 인터넷을 하느라 서로의 가족들과도 대화를 하지 않거나 젊은이들이 인터넷 때문에 일을 하지 않고 게을러지는 등 상황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부족 내부에는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 음란물에 중독된 사람들까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성년자 등 젊은 부족 일원들이 문제 콘텐츠에 나오는 행동을 따라할 가능성이 있어 사회적 우려가 크다고 NYT는 보도했다.

마루보족 지도자들은 뒤늦게 ‘매일 아침 2시간, 저녁엔 5시간, 일요일엔 하루 종일’이라는 인터넷 접속 제한 규칙을 만들었지만, 이전의 사회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게 NYT의 시각이다.

NYT는 “여러 세대에 걸쳐 근대성에 저항해온 마루보족과 다른 원주민 부족들은 이제 인터넷의 잠재력과 위험에 동시에 직면하고 있으며 인터넷이 자신들의 정체성과 문화에 어떤 의미를 지닐지 논의 중”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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