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상원후보 선출된 앤디김은 누구?…3선 하원의원 지낸 중동 전문가

지난 3월 앤디 김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뉴저지주 파라머스에서 열린 버겐카운티 민주당 전당대회장 밖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4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에 앤디 김(41) 연방 하원의원이 선출되면서 그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의원은 이민 2세로 젊은 나이에 3선 연방 하원의원에 오른 ‘아메리칸드림’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로 정평이 났다. 오는 11월5일 본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그는 처음으로 미 연방 상원에 진출하는 한국계 미국인이 된다.

자신의 현 지역구인 뉴저지주 남부에서 자란 김 의원은 공립학교에서 초중등 교육을 마친 뒤 소수정예 전인교육으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주 딥스프링스 칼리지를 거쳐 시카고대를 졸업했다. 이후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의원은 지난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서 미 국무부에 입성했고 2011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다.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는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역임하면서 수니파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힘을 보탰다.

2018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뉴저지주 3지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그는 당시 공화당 현역 의원이었던 톰 맥아더에 신승을 거두며 뉴저지주의 첫 아시아계 연방 의원이 됐다.

뉴저지주 남부 지역인 그의 지역구는 백인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고 아시아계가 드문 인구 구성을 가졌음에도 이후 2022년까지 두 차례 선거에 연거푸 승리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김 의원은 지난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지지자들이 대선 패배에 불복해 의회에 난입한 사태 때 폭도들이 물러난 연방 의회 건물에서 혼자 묵묵히 쓰레기를 치우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성실한 공복’의 이미지를 얻으며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미 정치권과 언론들은 이번 민주당 예비선거 과정에서는 그가 보여준 ‘승부사 기질’에 주목했다.

뉴저지주 민주당의 독특한 경선 시스템 탓에 지금까지는 지역 당 지도부에 ‘출마 신고’를 먼저 하고 그들의 지지를 구하는 게 선거 관례였다. 그러나 그는 이런 기득권을 혁파하는 전략으로 오히려 승기를 잡았다.

그는 지난해 9월 뉴저지주 현역 상원의원인 밥 메넨데스 의원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다음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격적으로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과정에 지역 민주당 지도부에 전화 한 통화 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실상 정치적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란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그는 오히려 기득권에 맞서는 개혁적 정치인의 이미지로 승부를 걸었다.

그는 지역 정치권의 기득권을 지키는 무기로 활용돼왔다는 비판을 받는 뉴저지주의 투표용지 표기 방식, 일명 ‘카운티 라인’ 혁파에 나섰다.

투표용지에서 지역 정치권이 지지한 후보를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하고 그렇지 않은 후보는 투표용지의 구석, 이른바 ‘시베리아지역’에 배치하는 카운티라인을 비민주적이고 헌법 정신에 반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 법원은 지난 3월 김 의원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개혁가로서 그의 정치적 입지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따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김 의원을 조명하는 기사에서 “그는 (현역인) 메넨데스 의원 자리를 이어받을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됐다”면서 “누구에게서도 허락을 구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부친 김정한 씨는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거친 유전공학자로서 암과 알츠하이머 치료에 평생을 바쳤다. 간호사였던 모친은 다른 사람들 곁에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시키기 위해 아들에게 병원 자원봉사를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제는 고장 난 듯한 아메리칸드림의 기회를 미래 세대를 위해 되살리겠다는 목표로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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