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악몽’ 현실로…주인 몰래 렌트주택 에어비앤비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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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흥행작은 아니지만 영화 매니아들 사이에 마이클 키튼의 사이코 연기로 유명한 ‘퍼시픽 하이츠’란 작품이 있다.

퍼시픽하이츠는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 부촌 중 하나다. 영화는 이곳에 위치한 주택에 입주한 세입자가 소유주에게 그야말로 악몽으로 변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개봉 당시 퇴거 스릴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최근 이 영화의 스토리를 연상시키는 사건이 알려졌다.

LA 한인타운 인근 하일랜드 애비뉴에 위치한 한 주택의 세입자가 소유주 몰래 에이버앤비에 올려 16개월간 21만달러 이상의 돈을 착복한 사건이다. 건물주는 세입자가 에어비앤비에 매물을 몰래 올렸고 이로 인해 10만달러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며 세입자인 니콜라스 자라벡을 고소했다.

문제는 마이클 키튼을 연상시키는 이 세입자가 미국인도 아닌 영국인으로 사건 발생 후 임대료 지불을 중단한 채 건물주와 그 변호인의 연락마저 일체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물주에 따르면 “100만달러가 넘는 은행 잔고를 확인했고 월 8500달러의 임대료도 무리 없이 지불했다. 고가의 테슬라 자동차에 롤렉스 시계까지 차고 있는 등 부유해 보여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고 전했다.

건물주도 몰랐던 세입자의 사기행각은 너무 자주 울리는 알람 경보를 의심한 경비업체가 이를 경찰에 연락하며 드러났다. 현장을 찾은 경찰이 이 건물에 세입자가 아닌 에어비앤비 투숙객이 머물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곧 건물주에게 이 사실이 알려졌다.

세입자인 자라벡은 건물 임대 계약 당시 에어비앤비 등을 포함한 서브리스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었음에도 이를 위반했고 본채는 1박당 688달러, 별채는 1박당 496달러에 에어비앤비에 올려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자라벡은 건물을 에어비앤비에 올리면서 외부 및 내부 사진 등을 공개하지 않아 정보 공개를 최소화했다. 주소도 위조해 렌트 고객이 현장 인근에 도착해 연락하면 그제서야 진짜 주소를 알려주는 방식을 사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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