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정상들이 총 집결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5일 막을 내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글로벌 중추 국가’ 실현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아프리카를 꼽은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경제, 투자,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성과가 도출됐다.
특히 핵심 광물 협력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대응에 함께 나서면서 경제안보 확보를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ODA(공적개발원조) 100억달러·수출금융 140억달러’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아프리카 영토 확장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무역·투자 확대 기반 갖춰…공급망 협력으로 경제안보 강화= 윤석열 대통령은 전일 아프리카의 동반 성장, 지속가능성, 연대 등 3대 의제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번 공동선언에서는 한-아프리카 간 미래 협력을 위한 청사진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우선 양측은 상호 호혜적 경제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의 실현에 발맞춰 무역과 투자의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 일환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및 디지털 정부 운영 경험을 공유하고, 대규모 인프라 관련 협력을 증진키로 했다.
‘핵심광물 대화’ 출범은 공급망 협력을 강화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아프리카는 니켈, 크롬, 망간, 보크사이트, 코발트, 흑연, 리튬 등 4차 산업 핵심 원자재를 비롯한 세계 광물 자원의 30% 보유한 곳이다. 윤 대통령은 “호혜적 협력을 통해 공급망의 안정을 꾀하면서 전 세계 광물 자원의 지속 가능한 개발에도 기여하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제협력 증진 수단으로서 테크 포 아프리카 이니셔티브(Tech4 Africa Initiative)를 통해 디지털 분야 역량강화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아울러 아프리카 각국의 실질 수요에 따라 유무상 원조 체제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2030년까지 100억불 수준으로 ODA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원활한 아프리카 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약 140억불 규모의 수출금융도 관련 기업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아프리카의 기후대응 수요를 반영하는 기후금융구조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며 우리나라도 “K-라이스벨트와 같은 식량 자급자족 역량강화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KOAFEC)와 농업장관회의와 같은 분야별 고위급 협력체도 가동하고, 2026년에는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한다.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한 연대 의지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2024년, 2025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수임을 계기로 국제 무대에서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모든 일원이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공동선언 이외에도 조약협정 체결 12건, 양해각서(MOU) 서명 34건을 진행했다.
무함마드 울드 가주아니 모리타니아 대통령(왼쪽)이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
▶ 하루 평균 양자회담 5번꼴…尹 “경제적 거리 좁혀야” = 이번 자리는 우리나라 최초이자 윤석열 정부의 최대 규모의 다자 정상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프리카 정상 및 대표가 참석한 국가는 총 48개로 아프리카연합(AU) 54개 회원국 중 자격정지 국가를 제외한 전원이 참여했다.
일정도 어느때보다 숨가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시에라리온 정상 오찬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총 25개의 정상회담을 열었다. 6월 1일 공식일정이 없던 날을 제외하고 2일에는 탄자니아·에티오피아 정상을 만났고 3일과 4일에는 각각 10건, 4건의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도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 접견을 포함해 모리타니아 이슬람 공화국 대통령의 공식방한을 포함해 적도기니, 에리트레아, 코모로,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세이셸 정상들과 회담을 연다. 31일부터 하루 평균 5꼴의 양자회담이 이어진 셈이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간 교류도 더욱 끈끈해질 전망이다. 이날 오전에 진행된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에서도 윤 대통령은 “교역과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 한국과 아프리카의 경제적 거리를 좁혀야 한다”며 “ODA 수원국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개발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