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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병국·정석준 기자] 지난 5월 대기업 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영원그룹에서 화신 등 8개 계열사가 ‘독립 경영’을 이유로 분리됐다. 이에 따라 자산 규모도 크게 줄었다. 업계는 영원그룹이 현 상태를 유지할 경우 내년 대기업집단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화신, 화신정공, 글로벌오토트레이딩 등 영원그룹의 8개 계열사에 대해 친족 분리(독립경영) 승인을 통보했다. 맛탐, 아진푸드뱅크 등 식품 회사는 영원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계열사를 분리하면서 영원그룹의 자산규모(공정자산 기준)는 5월 31일 기준 4조7761억원이 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영원그룹에서) 재심사 요청이 와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며 “화신 관련 자료들이 영원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다는 것을 증빙해 계열회사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기업이 계열사를 청산하거나 관계사가 회사가 편입이 될 때 공정위로 재심사 요청이 온다”고 부연했다.
공정자산이 5조원을 넘기면 공정위는 해당 그룹을 공시 의무가 생기는 대기업 집단으로 분류하고, 매년 심사를 통해 발표한다. 작년에 82개였던 그룹은 올해 88개로 늘었다. 당시 영원그룹의 공정자산 규모는 6조9000억원이었다. 공정자산 순위로는 73번째다.
그러나 공정위 발표 당시 공정자산이 6조원대였던 영원그룹은 현재 4조원대가 됐다. 법령에 따르면 대기업 집단으로 분류된 기업은 자산 규모가 3조5000억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다음 심사까지 대기업 지위를 유지한다. 총수 직위도 유지된다. 하지만 내년 조사에서 공정자산이 5조원을 밑돌면 대기업 집단에서 탈락하게 된다. 내년 영원그룹을 대기업 집단에서 탈락할 1순위로 업계가 지목하는 이유다.
한국CXO연구소는 5일 발표한 ‘대기업 집단 고용 변동 분석’ 자료에서 “화신, 화신정공, 글로벌오토트레이딩 등 8곳이 영원그룹으로 묶여 있다가 분리된 영향으로 빠진 자산규모가 1조2000억원이 넘는다”면서 “1조원이 넘는 자산을 제외하면서 영원그룹의 공정자산 규모는 4조원대로 대폭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년 심사에서 영원그룹의 대기업 집단 탈락 가능성에 대해 “현재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면서 “다만 현재 재무를 유지한다면 영원그룹은 대기업 집단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