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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최근 지문이나 안면인식 기반 모바일 간편결제가 보편화된 가운데, 해외에서는 팬데믹을 거치며 오프라인에서 손바닥만으로 결제하는 ‘핸드페이’ 서비스가 뜨고 있어 주목된다.결제서비스가 휴대폰도 이용하지 않는 무매체 방식으로 진화하는 흐름이지만, 국내에 안착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6일 한국은행의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Pay by Palm 동향 및 평가’ 리포트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맞아 오프라인 시장에서 손바닥(장정맥)을 이용한 핸드페이(Pay by Palm) 서비스가 점차 부상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등 별도의 매체 없이 손바닥 스캔만으로 대금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는 지난해 자사 간편결제서비스인 ‘위챗페이’에 손바닥 인증기술을 공식 도입했으며, 중국 베이징 공항철도 노선과 광둥성 소재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핸드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3억6000만명에 달하는 월간활성사용자수 등을 기반으로 소매점, 레스토랑, 피트니스센터 등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유통공룡 아마존은 2020년 9월 손바닥 인증 지급시스템인 ‘아마존 원’을 처음 선보였고, 스마트폰으로도 손바닥 정보를 등록할 수 있는 아마존 원 앱을 올 3월 출시했다. 무인자동결제 편의점 아마존 고, 식료품 매장 아마존 프레시, 유기농 식료품 매장 홀푸드마켓, 스타벅스, 야구장 등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미국 금융회사 JP모건은 빠르면 연내 미국 내 자사 지급카드 가맹점에서 손바닥 등 생체인식정보 기반 지급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미쓰비시 UFJ, 히로시마, 오가리 쿄리츠 등 일본 은행들은 손바닥 등 생체인증기술을 자동화기기(ATM) 입출금 서비스 등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은행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Pay by Palm 동향 및 평가' 리포트 자료] |
손바닥 인증은 비밀번호나 OTP 방식에 비해 위·변조가 어렵고 분실 위험이 없으며, 별도의 저장장치를 소지하거나 비밀번호를 기억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손바닥 장정맥은 여타 생체인증정보보다 식별정보가 풍부하고 외부에 노출될 위험이 없어 정확도와 보안성 측면에서 우수하며, 직접 접촉이 필요한 지문보다 위생적인 측면도 있다. 다만, 생체정보 제공에 대한 거부감이 일 수 있고, 구축비용도 높다는 문제가 있다.
국내에서는 롯데카드가 세계 최초로 2017년 핸드페이를 도입했으나, 가맹점의 단말기 설치 부담 등으로 사실상 중단된 바 있다. 이후 은행을 중심으로 영업점 창구나 ATM 등에서 손바닥 등 생체인증만으로 예금 조회·입출금·이체 업무 등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활용되고 있다.
해당 손바닥 정보는 각 은행 서버와 금융결제원 서버에 분산 관리되고 있는데, 금융결제원 생체정보 분산관리업무에는 현재 은행 10개사, 서민금융 4개사, 증권 3개사, 보험 9개사 등 총 26개사가 참가 중이다. 이들 기관에 등록된 생체정보 중 손바닥 비중은 81.9%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음성(12.5%), 안면(1.9%) 순이다.
한은은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Pay by Palm 보급 움직임은 모바일 중심의 비접촉(contactless) 방식에서 생체인증 기반의 무매체(deviceless) 방식으로 지급서비스가 진화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은은 “현금·신용카드 결제에서 모바일 결제로의 이행과정에 비추어 앞으로 오프라인 시장에서 Pay by Palm 등이 자리 잡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보안성·편의성 등 이점이 충분히 알려지고 생체정보 제공에 대한 거부감, 추가 단말기 설치 비용 등 문제가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경우 비대면 금융사고 근절을 위해 생체인증을 활성화하기로 한 만큼 금융회사는 생체인증 인프라 구축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AI 기반 딥페이크 등 생체정보 위변조 수법이 고도화되고 있음에 유의해 위변조 탐지 및 라이브니즈 검증 강화, 다중 생체인증 적용 등 보안성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