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인스타그램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앨범을 기부받은 장애인 단체가 난감한 심경을 토로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의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김호중 씨 앨범이 많이 들어왔는데 음주 뺑소니 사건 이후에는 달라는 분이 없으니 다 남아 있다"라며 "우리가 함부로 처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난처합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호중의 일부 팬들은 김호중을 출연정지시킨 KBS에 "김호중의 팬들이 지금까지 4년 동안 약 100억원 가까이를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했다. 김호중의 선한 영향력 때문이다"라며 출연정지를 풀어달라고 청원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중 75억원 상당이 김호중 앨범을 사들여 기부한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됐다.
가수의 음반 판매량 기록을 올리거나, 앨범 안의 포토카드 등 굿즈를 모으기 위해 앨범을 대량 구입한 뒤 이를 '기부'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75억원 어치 김호중 앨범은 52만8430장에 달하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는 사람에게 기부될 경우 환경 오염만 유발하는 쓰레기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CD로 음악을 듣는 문화가 거의 사라진 점도 그같은 비판의 배경이다.
이는 김호중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 서울의 한 아동지원 재단 관계자는 "한동안 앨범 기부가 많이 들어왔는데 아이들도 호불호가 있어 남은 앨범은 처분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기부받은 앨범을 다시 팔 수도 없고 창고에 쌓여서 최근에 몇백장을 싹 폐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부산의 다른 장애인단체 관계자도 "솔직히 별로 유명하지 않거나 인기가 떨어진 연예인들의 앨범이 오면 쌓일 수밖에 없다. 소비가 안 되면 자체적으로 폐기 처분을 해야 한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