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칩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3조 달러에 진입하며 애플을 제치고 시총 2위 자리에 오른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10대 갑부 대열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젠슨 황 CEO는 6일(현지시간) 기준 자산이 1063억달러(145조3000억원)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서 세계 13위를 기록했다. 바로 위에 있는 델 테크놀로지스의 마이클 델 회장(1072억달러.12위),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릴라이언스)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1093억달러. 11위)과 차이가 크지 않다.
‘투자의 달인’ 으로 알려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1358억달러.10위)까지 제치면 10위권 안에 들어간다. 버핏에 비하면 자산이 약 300억달러 적지만 최근 기세라면 넘을 수 없는 벽은 아니다.
젠슨 황 CEO의 자산은 올해 들어서만 622억달러 증가했다. 자산 증가액 기준으로는 세계 부호들 가운데 단연 1위다.
올해 들어 메타 창업자 겸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474억달러,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각각 300억달러대, 버핏은 160억달러 늘었다.
황 CEO의 자산은 지난해 초엔 135억 달러(128위)였지만 약 1년 반 동안 약 8배로 증가했다. 그는 올해 2월에 세계 갑부 순위 20위권에 진입했고, 지난달 23일엔 17위(913억달러)로 올랐다.
최근엔 세계 15명뿐인 자산 ‘1000억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젠슨 황 CEO는 순식간에 빅 테크 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고, 말 한마디로 삼성전자 주가를 움직이기도 했다. 삼성전자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소문에 관해 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반박하자 5일 삼성전자 주가가 3% 가까이 오른 바 있다.
개인적 인기까지 치솟으면서 세계적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에 빗대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최근 아시아 최대 IT 박람회 컴퓨텍스가 개최된 그의 모국 대만에서는 가는 곳마다 셀카와 사인 요청이 쇄도했다.
젠슨 황 CEO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AI 열풍에 힘입어 고속 질주했다. 그는 엔비디아 발행 주식의 3.5%가 넘는 8676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140% 이상 올랐으며, 지난달 23일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후엔 더 가파르게 뛰었다. 5년 전인 2019년 5월 말엔 33달러대에 불과했지만, 최근엔 1000달러를 돌파하고 이젠 1200달러까지 넘었다. 특히 지난 5일엔 시가총액 3조달러를 찍으며 애플을 꺾고 MS에 이어 2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6월 시총 1조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8개월 만인 지난 2월 2조달러를 돌파했고, 다시 4개월 만에 3조달러를 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애플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5일 기준 9조2000억달러 규모로, 중국 본토 거래소에서 활발히 거래되는 주식의 시가총액(9조달러)을 넘어선다고 전했다.
현재 세계 1위 부자는 프랑스 명품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2148억달러)이고 이어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2074억달러)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2033억달러) ▷메타 CEO 저커버그(1755억달러) ▷구글 공동 창업자 페이지(1571억달러) ▷MS 창업자 빌 게이츠(1542억달러)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1469억달러) ▷MS 전 CEO 스티브 발머(1467억달러) ▷오라클 공동 창업자 및 이사회 의장 래리 엘리슨(1379억달러) 순이다.
한국인 중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5위(98억달러)로 가장 높다. 이 회장의 자산은 올해 들어 4000만달러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