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서 연이은 ‘기시다 퇴진’ 요구…2인자 아소도 공개적 불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일본 집권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0%대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 일각에서 기시다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마이니치신문과 도쿄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이 전날 나가노현 나가노시에서 개최한 정치쇄신 대담에서 니시자와 마사타카 나가노현 의원은 당 본부 관계자에게 “집행부 면면을 일신하기를 바란다”며 당 총재인 기시다 총리 퇴임을 촉구했다.

대담에선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조직의 이상적 자세는 어떠한 것인가”, “이대로는 차기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싸울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서 열린 자민당 행사에서도 사토 시게루 요코하마시 의원이 기시다 총리 퇴진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당 지지율은 위기로, 2009년 정권 교체 시기에 필적한다”며 “문제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총재 자신부터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고뇌의 결단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니치는 “각지에서 실시된 대담에서 비자금 사건을 계기로 총리와 집행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달 종료되는 정기국회 회기 내에 중의원을 해산하는 대신 감세와 외교 성과 등을 바탕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린 뒤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비자금 스캔들 등으로 반년 넘게 퇴진 위기 수준인 10∼20%대에 머무는 내각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당내에서 기시다 총리의 총재 선거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비자금 스캔들을 계기로 자민당이 국회에 제출한 정치자금규정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자신을 지지해 온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 반대를 무릅쓰고 일부 규정을 당이 기존에 마련한 방안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아소 부총재는 전날 후쿠오카시에서 열린 자민당 행사에서 “정치자금 투명화를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장래에 화근을 남기는 듯한 개혁은 단호하게 피해야 한다”며 기시다 총리를 향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런 가운데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는 상황에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누구를 지원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기시다 정권에서 비주류로 밀린 스가 전 총리가 명확하게 지지 의사를 밝힌 인물은 없지만,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가토 가쓰노부 전 후생노동상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산케이는 덧붙였다.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자민당 총재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다툴 정도로 기시다 총리보다 대중적 인기가 있다.

산케이는 “스가 전 총리는 기시다 정권에서 비주류파 핵심이라는 지위에 있다”며 “재선을 노리는 기시다 총리 대항마로 누구를 세울지가 초점”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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