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시작한 유럽·캐나다, 한국은 언제?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걸린 대출 및 금리 안내 관련 현수막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가운데 유럽과 캐나다가 선제적으로 통화정책 전환(피벗)을 시작했다.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기조 아래서 전세계가 같이 움직이던 통화정책 방향이 각자도생으로 변하는 모양새다.

다만,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인하를 시작한 뒤 4분기가 돼서야 한국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9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RBC은행 등 캐나다 6개 은행의 전망을 집계한 결과, 5개 은행이 연말까지 0.25%포인트씩 3차례 추가 금리인하를 예측했으며, 몬트리올 은행은 2차례 인하 가능성을 제시했다. 올해 최소 2차례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단 것이다. 앞서 캐나다은행은 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4.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본격적인 금리 인하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6일 통화정책이사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ECB는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0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뒤 동결했다.

연초부터 브라질, 스웨덴, 스위스, 멕시코 등이 선제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캐나다와 유럽이 이에 가세하면서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일부 커지는 모양새다.

다만, 미국이 여전히 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인하 기대감도 아직 크게 쌓이진 않고 있다.

블룸버그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이코노미스트 43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1%는 연준이 이번 회의 후 공개하는 점도표(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를 통해 두 번의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낼 것으로 내다봤지만, 또 다른 41%는 금리를 한 차례 내리거나 인하가 아예 없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해 첫 금리 인하는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는 마지막인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우리나라 3분기 금리인하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5일 보고서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4분기까지 늦출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시각도 비슷하다. 지난달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보고서를 낸 IB 7곳 4곳은 4분기부터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노무라, 모건스탠리, JP모건, 소시에테제네랄 등이다.

한은도 물가 상방 압력에 따른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3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 중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그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난 4월에 비해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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