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DB]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손주들 앞에서 며느리를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80대 노인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 홍은표)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로 기소된 80대 남성 A 씨에게 최근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 씨는 2021년 여름 베트남 출신 며느리 B 씨에게 '베트남에 집을 사주겠다'며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현장에는 4살·5살 손주도 있었다.
B 씨는 이 사실을 남편에게 알렸으나 남편은 '신고하면 당신과 함께 살 수 없다'며 신고를 못하게 했다. 이에 B 씨는 바로 고소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 2년이 흐른 지난해 설 명절 전 '음식을 못한다'는 이유로 남편과 다퉈 집을 나오게 됐고, 지인에 피해사실을 알린 다음 A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이 일관적이고 구체적이어서 모순되거나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없어 신빙성을 의심할 사정이 없다. 범행 후 2년이 지나 고소하게 된 경위도 자연스럽다"며 A 씨의 범행을 인정했다. 또 "범행이 이뤄진 공간에 4살, 5살 손주가 놀고 있었던 점 등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는 불쾌감과 배신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지만 A 씨는 (며느리가) 스스로 옷을 벗었다는 등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피해자도 처벌보다는 사과를 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