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군인이 IDS우크라이나가 기부한 에너지 음료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 [IDS우크라이나 페이스북]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우크라이나 군인들 사이에 ‘에너지 음료’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이 장기화하는 와중이다.

몇몇 군인은 러시아의 공습 속 힘겨운 상황에서 에너지 음료를 놓고 “이걸 마시지 않으면 힘이 나질 않는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다만, 이와 관련해선 판매되는 에너지 음료 내 카페인 과다 섭취로 인한 부작용도 배제될 수 없는 상황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이후인 2022년 이래 우크라이나 내 에너지 음료 매출은 50% 가량 급증했다.

전쟁에 따른 내수 시장이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는 와중에 나타난 수치라 더욱 주목된다. NYT는 “참호를 향해 목숨을 걸고 나아가는 병사들은 에너지 음료를 위해서라면 커피나 콜라, 심지어 물도 포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생수를 주로 취급하는 음료 업체 IDS우크라이나의 마르코 트카추크 최고경영자(CEO)는 “끓는 물이나 티백 없이도 빠르게 섭취할 수 있는 카페인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며 “에너지 음료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중”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 군인은 “아침에 일어나면 에너지 음료부터 찾는다”며 “순찰을 할 때도, 공격을 할 때도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40kg에 이르는 장비를 든 채 3일간 먹지도, 자지도 않고 7km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며 “에너지 음료를 마시지 않으면 힘이 어디서 나오겠는가”라고 했다.

현재까지는 ‘핏불’, ‘논스톱’ 등 저렴한 우크라이나산 에너지 음료 판매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다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드불’, ‘몬스터’ 등 수입품도 인기가 많다고 한다.

맥주 등 다른 음료를 주요 품목으로 취급하던 업체가 에너지 음료 제조에 뛰어든 일도 있다. 실제로 덴마크에 본사를 둔 맥주 업체 칼스버그는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에너지 음료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카페인 과다 섭취로 인한 건강상 문제를 제기한다.

우크라이나의 한 육군 하사는 “심장 질환을 앓던 나이 많은 병사 중 한 명이 지난 겨울에 사망했다”며 “부대에선 하루에 에너지 음료를 10캔씩 마시던 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는 에너지 음료를 손에 든 모습으로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고 했다.

한편 봄철부터 이어지는 러시아의 대공습으로 우크라이나 내 전장에 암흑이 깔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언론 성명을 내고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모든 유럽이 위협받을 것이며,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미국은 우크라이나 곁에 굳건히 서겠다. 우리는 (우크라이나를)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크라이나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