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가 이끈 미국증시 랠리…하반기엔 주도주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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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2022년 10월 이후 미국 증시의 랠리를 이끌어 온 정보기술 대기업(빅테크)들이 올해 하반기에는 이익 성장 둔화로 주춤할 전망이다.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려면 다른 업종들의 주가가 힘을 받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문사 트루이스트어드바이저리서비스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최고시장전략가인 키스 러너는 “하반기에 시장이 비슷한 수익을 거두려면 더 광범위한 업종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반기 빅테크의 이익 성장세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소재, 헬스케어 등의 업종은 4분기까지 약 25%의 이익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등 ‘빅5’ 종목의 이익 성장률은 1분기 50%에서 2분기 29%, 3분기 18%, 4분기 19%로 줄어들 전망이다.

마이클 캐스퍼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주식 전략가는 “이들 회사의 기본적인 사업 라인이 더이상 팬데믹 회복 당시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이익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소재는 1분기 이익이 20% 감소했으나 2분기 7% 감소, 3분기 9%, 4분기 23%로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헬스케어도 1분기 25% 감소에서 2분기 16% 증가로 전환한 후 3분기 18%, 4분기 24% 이익 성장이 추정된다.

권오성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주식 및 퀀트 전략가는 “에너지, 소재, 소비재, 제조업, 금융 업종이 꽤 흥미로워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경기) 순환 업종이 하반기에는 더 좋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이미 주도주 전환 조짐을 보이고 있다. BoA 고객들은 지난달 27~31일 기술주에서 약 22억달러(약 3조400억원)를 유출했는데, 이는 2008년 이후 BoA 집계에서 주간 기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해당 기간 가장 많은 유입을 나타낸 업종은 올해 들어 1.9% 상승에 그친 임의소비재 업종이다.

캐스퍼 전략가는 “임의소비재는 전통적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수익의 큰 동력이며 일반적으로 부진을 만회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빅테크 주식의 경우 이미 많이 비싸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엔비디아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40배로, S&P 500의 21배 대비 약 2배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MS의 PER은 33배, 애플은 29배다. PER이 21배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알파벳도 최근 10년 평균보다 높은 주가를 기록 중이다.

권 전략가는 “비기술 업종이 수익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이 기술주에 대해 지불하던 프리미엄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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