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브뤼셀 유럽의회에서 열리는 투표 행사에서 유럽의회의 정당 구성에 대한 첫 번째 출구조사가 대형 스크린에 비춰지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9일까지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 결과 중도파가 간신히 현재 자리를 지킨 가운데 극우정당이 약진하며 유럽 정치 지형의 '우향우'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의회가 각국 출구조사 및 선거 전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집계한 잠정 예측 결과에 따르면 현재 제1당 격인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은 전체 720석 중 186석(25.83%)을 얻어 유럽의회 내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1차 예측 결과에서는 181석이었으나, 국가별 출구조사 결과 등이 추가로 반영되면서 예상 의석수가 소폭 늘었다.
최종 개표 결과에서 소폭 변동이 있을 수는 있지만 EPP는 일단 안정적으로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예측 결과가 공개되자 EPP는 '승리'라고 자축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 예측 결과는 기존 의석수(705석 중 176석, 25.0%)와 비슷한 수준이다.
제2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133석(18.47%)을 차지해, 의석 비중이 현 의회(19.7%)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제3당인 중도 자유당그룹(Renew Europe)은 현재 102석(14.5%)에서 크게 줄어든 82석(11.39%)에 그칠 것으로 점쳐졌다.
친환경 기후정책 추진에 앞장섰던 녹색당-유럽자유동맹(Greens/EFA)은 현재 71석(10.1%)에서 크게 줄어든 53석(7.3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강경우파와 극우 성향 정치세력은 예상대로 약진할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다수 국가에서 압승하거나 확연한 상승세를 보였다.
강경우파 성향 정치그룹인 유럽보수와개혁(ECR)은 현재 69석(9.8%)에서 70석(9.7%)으로, 극우 정치그룹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49석(7.0%)에서 60석(8.3%)으로 의석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선거 전 여론조사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현 의회와 비교하면 ECR과 ID 의석 총합은 12석이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정치그룹에 속해 있지 않은 '무소속' 극우·민족주의 성향 정당의 약진도 눈에 띈다.
독일대안당(AfD)은 독일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2위를 차지, 유럽의회에서 적어도 16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