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급락한 게임스톱…이대로 ‘게임스톱’? [투자360]

게임스톱은 2021년 공매도 세력을 상대로 '개미들의 반란'을 주도했던 키스 질(계정명 로어링 키티·Roaring Kitty)의 귀환으로 지난달 중순 이후 주가가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며 전형적인 밈 주식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게티이미지·키스 질 유튜브]

[헤럴드경제=서경원·유동현 기자] 대표적인 '밈 주식'(온라인상의 입소문을 바탕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주식)인 미국의 비디오 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톱이 지난 7일(현지시간) 부진한 실적과 추가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40% 가까이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게임스톱은 전장 대비 39.4% 급락한 28.2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게임스톱은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서 보통주(A주) 최대 7500만주를 ATM(at-the-market offering) 방식으로 추가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TM은 금융회사가 새로 발행된 주식을 모두 인수한 뒤 시장에서 시가로 매각하는 방식을 말한다.

게임스톱은 앞서 지난달 신주 4500만주를 ATM 방식으로 발행한 바 있다. 신주 발행으로 9억3340만달러(약 1조3000억원)를 이미 조달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큰 폭으로 급등락하기도 했다. 대규모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만큼 통상 주가에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게임스톱은 또 이날 별도 공시에서 1분기 매출이 8억82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1분기의 12억4000만 달러에서 29% 감소한 수치다. 당초 게임스톱은 오는 11일 실적발표 예정이었지만, 별도 공지 없이 발표일을 앞당겼다.

게임스톱은 앞서 지난달 17일 공시에서 1분기 매출이 8억7200만∼8억9200만 달러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발표 실적은 이 같은 예고에 부합하는 수치다. 1분기 순손실은 3230만달러였다. 순손실 폭은 작년 1분기(5050만달러)보다는 줄었다.

한편 게임스톱은 밈 주식 열풍을 이끈 '대장 개미'가 3년 만에 라이브 방송을 재개하며 모습을 드러내자 낙폭을 키우며 급락세를 가속화했다.

게임스톱은 2021년 공매도 세력을 상대로 '개미들의 반란'을 주도했던 키스 질(계정명 로어링 키티·Roaring Kitty)의 귀환으로 지난달 중순 이후 주가가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며 전형적인 밈 주식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질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오 무렵부터 50분가량 진행한 실시간 방송에서 자신은 홀로 일하며 어떤 기관투자자의 지원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게임스톱의 현 라이언 코언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의 변화를 잘 이끌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서 공개한 게임스톱 주식의 대규모 매수 잔고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의 증권계좌 화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질의 실시간 방송 기간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던지면서 게임스톱은 장중 낙폭을 40%로 키웠고, 이날 하루에만 16차례 거래중단 조치가 가동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게티이미지

한편,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5월 해외주식 순매수 종목 13위는 게임스톱이 차지했다. 한 달 간 사들인 금액은 4498만달러(616억원)어치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기업인 GE베르노바(GE Vernova·3136만달러), 반도체기업 퀄컴(2739만달러)을 앞지른 규모다. 게임스톱은 직전 4월달까지만해도 순매수 상위 5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달 초까지만해도 10달러 초반을 유지하던 게임스톱 주가는 지난달 14일 48달러까지 오르며 단기간에 380%가량 폭등했다.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자 이후 일주일 간(5월20~24일) 서학개미는 게임스탑을 3572만달러어치 순매수하면서 전체 주간 순매수 종목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 기간에 주가는 23달러에서 19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로부터 일주일 간 매수세는 415만달러대로 후퇴하며 열풍도 사그라들었다.

게임스톱은 별다를 특이점이 없는 비디오게임 소매업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52억달러, 영업이익은 –3450만달러가 예상된다. 주가 호재가 없는 이 기업이 주식 시장 타깃이 된 건 지난 2021년 공매도 세력과 대결을 벌였던 미국 개인투자자인 키스 질이 3년만에 활동을 재개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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