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4월21일 태평양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미 해군 [AP=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중국의 대만 침공 억지를 위해 미국이 상정한 최우선 전략은 '드론 활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군이 대만 해협을 건너는 데 엄청난 전력과 시간을 손실하도록 드론 수천기를 배치한다는 게 핵심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WP 외교안보 전문 칼럼니스트 조쉬 로긴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에 참석한 새뮤얼 파파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 인터뷰를 토대로 이러한 건을 전했다.
대만해협 사태 관련 미국의 '플랜A'는 사전 경고 없이 압도적 무력으로 대만을 단기간 내 점령하려는 중국의 계획이 이뤄지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이다. 그 구상의 골자는 중국 함대가 대만해협을 건너기 시작하자마자 수천 대 미군 무인 잠수정과 무인 수상함, 드론 등으로 해협을 덮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WP는 보도했다.
이른바 무인기를 활용한 '지옥도(hellscape)' 계획이다.
파파로 사령관은 WP에 "나는 기밀로 분류된 무기들을 사용해 (대만해협을)'무인 지옥'으로 만들고 싶다"며 "그렇게 함으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한 달간 그들을 완전히 비참하게 만들어 우리가 이후 모든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 국방부는 수상 및 공중 드론을 구비하기 위한 이른바 '복제기' 프로그램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입할 방침이다.
다만 이러한 '드론 떼' 확보 구상이 제대로 이뤄진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중국의 대규모 군비 확장에 대응할 수 없다고 파파로 사령관은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연간 국방예산이 실제 공표하는 규모의 3배 수준인 7000억 달러(약 96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파파로 사령관은 "누구도 아시아에서의 군비 경쟁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중국이 군비 경쟁을 고집한다면 미국과 그 파트너들은 질 수 없다"며 "지역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첫째는 그들(중국)에 복종하고 그 결과로 자유의 일부를 포기하거나 아니면 최대한 무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두 갈래 길은 미국인들의 안보와 자유, 복지에 직접적 함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가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초청으로 미국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하는 등 미국과 대만이 더 밀착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최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중국군 군용기 9대와 군함 7척을 각각 포착했으며, 이 가운데 군용기 5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북부 공역에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