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KAERI 요오드화나트륨(I-131)액’ 제조를 위해 핫셀을 조작하고 있다.[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난치성 암치료를 위한 방사성의약품의 원료로 ‘요오드화나트륨(I-131)’이 많이 쓰인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에 부합한 제품이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연구용원자로 하나로에서 생산하는 방사성원료의약품 ‘KAERI 요오드화나트륨(I-131)액’이 국내 최초로 지난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정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11일 밝혔다.
방사성원료의약품은 방사성동위원소가 포함된 방사성 활성 물질로 방사성 완제의약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그 중 I-131은 난치성 암치료를 위한 방사성의약품의 원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주로 발병하는 신경모세포종 등 희귀 소아암의 치료제로 연구원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공급하는 방사성의약품 ‘요오드-131 엠아비지(I-131 mIBG)’의 주원료가 바로 I-131이다.
하지만 방사성원료의약품은 방사성의약품과 달리 GMP 적용 의무 대상이 아니어서 이전까지 국내에서는 식약처 허가를 받은 사례가 없었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회사나 병원은 GMP가 적용된 I-131을 해외에서 비싸게 수입할 수밖에 없었다.
‘KAERI 요오드화나트륨(I-131)액’ 시제품.[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
한국원자력연구원 동위원소연구부 이소영 박사 연구팀은 하나로에서 생산되는 I-131액의 제품화 전 과정에 GMP 기준을 적용한 절차 및 방법, 장비, 시설 등을 구축해 지난해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이번에 허가를 획득함으로써 제품 출시가 가능해졌다.
연구용원자로 하나로의 I-131 생산 허가량인 연간 2000큐리(Ci)는 국내 I-131 사용 총량(‘20년 기준 1,537큐리)을 상회하는 것으로, 국내 수요 모두 충족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서 규정한 의약품의 품질, 임상비임상자료 양식인 국제공통기술문서(CTD) 작성, 유럽약전(European Pharmacopoeia)에 따른 품질관리 등 국제 기준에 맞춘 표준화로 해외 수출도 가능하게 됐다.
향후 연구원은 ‘KAERI 요오드화나트륨(I-131)액’을 국내 방사성 완제의약품 제조가공업체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에 GMP 적합 판정을 받은 원료의약품 제조 시설 및 인프라를 활용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다른 방사성원료의약품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정영욱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은 “고품질 방사성의약품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국내 방사성의약품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다양한 방사성원료 및 방사성의약품의 수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