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단일지도체제 유지·일반여론조사 30% 가닥

국민의힘이 이번주 지도체제와 전당대회 룰 정비 논의를 마무리 짓는다. 기존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하되 당대표 선출 시 일반여론조사 비율은 30%로 확대하는 데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혁신 취지로 시작된 전당대회 룰 변경 논의가 ‘2023년의 국민의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이번 달 안으로 전격 등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는 12일 회의에서 당헌당규개정안을 발표한다. 개정안은 13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의결된 뒤 이후 전국위원회, 상임전국위원회 등을 거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헌당규개정특위는 당초 이날 최종 개정안을 발표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급작스레 하루 미뤄졌다고 한다. 특위 위원은 “회의까지만 해도 11일에 바꾸는 것으로 결론이 났는데 갑자기 바뀐 것을 보면 여상규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듯 하다”며 “원내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겠냐”고 봤다. 또 다른 특위 관계자는 “일정은 미뤄졌지만 특위 내에서 전당대회 룰을 ‘7대3’로 가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지도부 의중을 최종적으로 반영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개정안은 ‘원상복귀’ 안이다. 2022년 출범한 ‘정진석 비대위’는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계’를 비롯한 일부 반대의견을 무릅쓰고 당대표 선출 시 일반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30%에서 0%로 없앴는데 이를 되돌리는 것이다.

당내에서도 평가가 갈린다. 김기현 지도부 출범을 도왔던 영남권에서는 ‘쇄신 의지’를 보여줬다고 호평하는 반면 초선·수도권 의원은 보다 파격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민의힘 TK지역 의원은 “원내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당대회는 일종의 ‘당원 잔치’이기 때문에 바꾸지 말자는 의견도 꽤 있었는데 30%까지 일반여론조사 비율을 늘린 것”이라며 “변화로 충분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모든 전당대회 룰을 ‘한동훈 등판설’에 맞춰 생각하다보니 대대적 혁신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원래대로 돌아간 것이 어떻게 혁신이냐. 총선에서 패배한 이후 논의가 시작된 만큼 파격적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전당대회 시기도 7월 23일로 잠정 합의되면서 한 전 위원장의 등판 시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에는 35일 전인 2월 2~3일 후보자 등록을 실시했다. 동일하게 대입하면 적어도 18~20일에 후보자 접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위원장의 결정 시한이 2주 안팎으로 다가온 셈이다.

한 전 위원장의 입도 바빠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10일 SNS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해 “대통령 당선을 감옥에 가지 않을 유일한 탈출구로 여기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공범들이 관련 재판들에서 줄줄이 무거운 실형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있으니 자기도 무죄를 받지 못할 것을 잘 알 것”이라며 “(이 대표는) 재판을 질질 끌어 선거 이후로 재판 확정을 미루거나 발상을 바꿔 임기단축 개헌이나 탄핵으로 선거를 재판확정보다 앞당기려고 할 것이다. 그런 희대의 무리수를 써야만 출마 자격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일 이 대표를 때리는 모습에 총선 당시 내세웠던 ‘이·조 심판론’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낼 방법은 ‘이재명 때리기’”라며 “몸풀기 아니겠냐”고 했다.

신현주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