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가자 휴전’…이스라엘·하마스 결단 가능성은?

10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소년들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파괴된 건물들을 지나 물통을 운반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휴전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휴전안에 동의했다”는 입장을 밝혔고, 안보리 결정 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환영 의사를 밝혔다.

다만 양측 모두 협상 분위기가 조성된 상황이 아니라 단기간에 휴전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10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의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EPA]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안보리가 가자지구 휴전안을 지지하는 내용의 결의를 채택하자, 이스라엘은 불분명한 입장을 내놨다.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표부의 레우트 샤피르 벤-나프탈리 조정관은 “이스라엘은 향후 가자가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게 만든다는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며 “전쟁 종식을 막고 있는 것은 하마스 뿐이다”고 말했다.

반면 하마스는 이날 안보리 결의 채택 후 성명을 내고 “하마스는 안보리 결의에 포함된 내용을 환영한다”고 긍정적인 “결의안은 가자지구의 영구적 휴전,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 포로 교환, 재건, (주민들의) 쫓겨난 주거 지역으로 복귀, 가자지구의 인구통계적 변화나 영역 축소 거부, 우리 주민에 필요한 구호품 전달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반응이 모호한 까닭은 국내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강경파로 구성된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하마스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으로 꼽히는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마저 사임하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더욱 강경파 의견에 얽매이게 됐다”고 AP는 전했다.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거리에서 하마스에 납치됐던 인질들을 위한 광고판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국제사회의 휴전 기대와 별개로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일 이스라엘이 인질 4명을 석방하기 위해 지난 8일 하마스의 인질 4명을 구출하면서 과격한 군사작전으로 국제 사회 비난도 커졌다. 이스라엘의 인질 구출 작전으로 민간인이 최소 274명이 사망하고 698명 이상이 다쳤다.

국제사회는 네타냐후에게 휴전을 압박하고 있다. AP는 “친구와 적 모두가 뛰어난 정치인으로 여기는 네타냐후 같은 정치인에게도 이 모든 상황은 양측 입장에 대한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인질이 사라지면서 협상 카드를 잃어버린 상황이다. AP는 “이스라엘과 다른 국가들의 압력을 오랫동안 견딘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에게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며 “하마스가 전쟁을 끝내기 위해 남은 인질을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은 이스라엘을 제외하고 하마스와 미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직접 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미국 NBC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개한 휴전안에 대한 내부 논의 당시 하마스와 인질 5명과 미국인 시신 3명 송환 방안을 논의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0일 오후(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이 주도한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을 지지하는 내용의 결의를 채택했다. [로이터]

한편 이번 안보리 지지 결의로 채택된 3단계 휴전안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동의를 얻어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방안은 6주간의 완전한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인구 밀집 지역 철수 및 일부 인질 교환, 모든 생존 인질 교환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등 영구적 적대행위 중단, 가자지구 재건 시작과 사망한 인질 시신 송환 등 3단계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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