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민들이 유럽 선거 결과에서 약진한 프랑스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유럽 의회 선거에서 극우가 약진하고 프랑스가 조기 총선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따른 여파로 유로화 뿐만 아니라 동유럽 국가들의 통화도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전장 대비 0.4% 떨어진 1.0762달러를 기록했고, 한때 1.0734달러를 찍기도 했다. 이후 낙폭을 일부 축소하며 한국시간 11일 오전 9시57분 기준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1.076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화 가치는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 및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전망 여파로 이미 하락 압력을 받아왔다. 5거래일 전과 비교하면 1.057%가량 내려간 상태다.
동유럽 국가 통화 가치도 달러 대비 약세다. 5거래일 전과 비교한 달러 대비 환율 상승 폭은 폴란드 즈워티화가 1.459%, 루마니아 레우화가 1.107%, 헝가리 포린트화가 0.982%, 체코 코루나화가 0.727% 수준이다.
앞서 지난 6∼9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중도우파가 1위를 사수했지만 극우가 약진했다. 이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속 정당인 중도 성향 르네상스당의 완패가 예상되자 자국 의회 해산과 이달 30일 조기 총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의 상승세를 막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총선에서 국민연합이 과반을 차지하면 임기 3년을 남겨둔 마크롱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10일 프랑스 주가지수와 국채 가격도 약세를 보였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전장 대비 1.35% 하락 마감했고 대표적 금융주인 BNP파리바스와 소시에테제네랄 주가는 각각 4.76%, 7.46% 하락했다.
이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금융주와 유틸리티주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포퓰리즘 정당들이 은행세 제도를 밀어붙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프랑스와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 차이는 7bp(1bp=0.01%포인트) 늘어난 55bp를 기록했다.
블루베이자산운용의 마크 다우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위험 프리미엄(웃돈) 증가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자산 가격이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면서 프랑스 채권에 대해 비중 축소 의견을 냈다.
블룸버그는 올해 약 40개국에서 전국 단위 선거가 치러진다면서, 정치 변수가 신흥국 자산시장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에 앞서 선거를 치른 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 등도 예상과 다른 선거 결과에 자산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TD증권의 마크 매코믹 전략가 등은 이들 국가의 선거 결과가 예상과 달리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하반기 들어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