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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의료법에 따라 개원의에 대한 진료명령과 휴진 신고명령을 발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연합] |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정부가 의료계의 집단 휴진 예고에 진료명령·휴진 신고명령 등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지만,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법 위반 적용 역시 이미 정부가 패소한 전력이 있어 세심한 법적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11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17일 무기한 전체 휴진을 결의하고 대한의사협회도 18일 진단 진료거부와 총궐기대회를 예고했다.
이에 정부는 전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휴진 개원의에 대해 진료명령과 휴진 신고명령을 발령하기로 결정했다. 집단행동을 유도하고 있는 의협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위반여부의 법적 검토에 착수할 방침이다.
진료명령이나 휴진신고 명령을 어길 경우 보건복지부는 최장 1년간 의사 면허 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행정처분이 3회 반복되면 면허취소 처분도 가능하다. 명령 위반 개원의를 사법기관에 고발하는 안도 있다.
이들 진료명령과 휴진 신고명령은 이미 정부가 꺼냈던 카드이다. 의사들이 집단 휴진에 나섰던 2014년과 2020년에는 각각 첫날 동네의원 휴진율이 29.1%, 10.8%에 그쳐 실제 정부의 행정명령 조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전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행정명령 조치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이번에도 일단 6월18일 하루 집단행동이기 때문에 현재는 휴진율이 30%로 돼 있는데, 환자들의 불편과 진료 공백 상황 등을 봐가면서 그 기준은 다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휴진일 아침 실제로 진료하는지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유선 확인을 하고, 30%를 넘게 되는 경우는 현장에 가서 진료유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 불이행을 확인해 행정처분하고 벌칙 조항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집단행동으로 인한 불법 휴진인지, 개별 사정에 의한 휴진이 불가피했던 것인지 등을 처분 과정에서 반영해서 구별해 처분한다는 입장이지만 인력 배치부터 사실관계 파악까지 실제 명령 집행 과정이 쉽지 않다.
정부는 또 의협에 공정거래법 적용을 검토하기로 함에 따라 이번 사안을 꼼꼼히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추진에 반발한 의협 차원의 집단휴진 사태가 벌어졌던 당시에 의협 회장이 공정거래법과 의료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면허가 취소된 바 있다.
2014년 의협이 정부의 원격의료 도입 정책 등에 반대해 집단휴진 등 투쟁에 나섰을 때도 정부가 의료계 집단행동을 불법으로 보고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법원은 집단휴진이 자발적인 의사결정의 표현이라며 2020년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도 원심이 유지됐다.
당시 재판부는 “파업 참여율이 20.9%에 불과해 의협이 회원 전원 참석을 강요했다고 볼 수 없으며, 파업 불참이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지도 않았다”고 무죄 판결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에 관련해 전 실장은 “지금 당장 어떤 조치를 하기보단 상황을 보고 필요할 때, 가능할 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