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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최근 금융권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맞춤형 경험’을 제공한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금융사들은 빅데이터 관련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원더카드(ONE THE CARD)’는 이달 중 발급 70만좌를 돌파할 예정이다. 원더카드는 업계 최초로 고객별 소비생활에 최적화되도록 설계한 상품으로, 간편결제, 편의점, 음식점, 교통 등 일상 서비스 영역부터 쇼핑, 여행, 주유 등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57개의 카드 서비스 영역을 고객이 자유롭게 선택하고 혜택 비율까지 정할 수 있다.
이 카드는 출시 88일만에 10만장 팔린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50만좌를 넘어섰고, 5개월이 지난 이달 다시 70만좌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하나카드가 지난해 1월 출시한 원더카드. [하나카드 제공] |
하나카드에 따르면 원더카드와 연계된 초개인화 서비스관리 플랫폼인 ‘원더마켓’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원더마켓은 고객이 직접 혜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원더카드 특징에 더해 고객이 직접 개인에 맞는 서비스를 선택 및 적용할 수 있다.
이는 특정 서비스 영역만 제한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기존 개인화 상품과 차이가 있어 단기간에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원더마켓이 열린 이후 고객이 직접 서비스를 변경해 이용하는 비중은 기존 8%에서 10%로 증가했다.
[현대카드 제공] |
최근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 1조원을 투자했다고 밝힌 현대카드도 고객이 혜택을 직접 골라 이용하는 ‘3층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보유 카드의 특화 혜택과 현대카드 회원 공통 혜택을 담은 ‘1층 기본’과 정기 결제를 통한 구독형 혜택 ‘2층 구독’, 카드 결제 패턴 분석을 통해 매일 새로운 혜택을 추천하는 ‘3층 선물’로 구성돼 있다. ‘3층 선물’의 경우 지난해 7월 신청 건수가 350만건에 달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신한카드는 초개인화 서비스 정교화를 위해 지난 2월 ‘데이타몬드’와 마이데이터 및 ‘제로-파티 데이터’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제로-파티 데이터는 개인의 취향, 성향 등 고객이 자발적으로 제공한 데이터로, 데이타몬드는 이를 수집, 처리, 분석할 수 있는 역량과 자체 보안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핀테크 업계에선 인슈어테크로 이름을 알린 해빗팩토리가 고객 맞춤 보험 분석 및 상품 비교 추천으로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해빗팩토리는 본인의 나이· 성별·직업에 따라 가장 최적화된 보험 상품을 가설계 리포트로 보여주는데, 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가능한 부분을 모두 자동화해 며칠이 걸리던 기존 분석 및 추천 과정을 1분으로 단축했다는 설명이다.
보험 상담 또한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어 편리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해빗팩토리는 인슈어테크 평균 대비 7배 높은 판매 효율을 보이며 매출이 2022년 100억원, 지난해 150억원, 올해 들어 1분기까지 68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해빗팩토리 제공] |
이밖에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이 지난 4월 선보인 ‘AI 뱅커(Banker)' 서비스가 관심을 받고 있다. 생성형 AI가 적용된 해당 서비스는 정기 예·적금 등 수신 상품 설명과 우대 금리, 세금 우대 혜택 등을 고객별 상황을 고려해 맞춤 상품을 추천해준다.
하나은행은 AI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 아이웰스(AI Wealth)를 운영하고 있고, 국민은행은 초개인화 서비스이자 AI 금융비서인 ‘AI 에이전트’를 앞세워 리브넥스트 앱에서 AI 금융비서 오픈베타 서비스를 지난달 진행했다.
산업은행은 14억달러 규모의 고객 맞춤형 신선박금융 솔루션 ‘KDB SOS(Smart Ocean Shipping) 펀드’를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권의 ‘개인화’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에 따르면 고객참여 플랫폼인 트윌리오(Twilio)가 세계 18개국 4750개 기업과 63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이 인공지능 기반 개인화를 제공하면 소비자는 그렇지 않은 브랜드에 비해 평균 54% 더 많은 돈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5%는 맞춤형 경험을 위해 더 많은 돈을 지출할 의향이 있으며, 48%는 자신이 제공받은 개인화 수준에 따라 반복해서 구매했다고 응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가계실질 소비력 축소 등 실물경제에서 알뜰소비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초개인화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고객이 직접 기호에 맞는 혜택을 직접 선택하는 식의 금융상품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