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눈에 보일 정도”…부안 규모 4.8 지진에 전국이 ‘깜짝’

[국가교통정보센터]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전북 부안에서 발생한 규모 4.8의 지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흔들림 감지 신고가 잇따랐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규모가 가장 크다.

12일 행안부와 소방청에 따르면 오전 8시 26분쯤 부안군 남남서쪽 4km 지역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오전 8시 50분까지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전북 77건을 비롯해 서울 2건, 부산 2건, 광주 14건, 대전 14건, 세종 9건, 경기 23건, 강원 1건, 충북 24건, 충남 27건, 전남 13건, 경북 2건, 창원 5건 등 총 213건이 들어왔다.

각 지역에서 느껴지는 흔들림의 수준을 말하는 계기진도는 지진이 발생한 전북이 5로 가장 높았다. '거의 모든 사람이 느끼고 그릇·창문이 깨지는 정도'의 흔들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안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건물이 흔들리는 게 눈에 보이는 정도였다"며 "사무실에 일찍 출근해있던 직원들이 모두 주차장으로 뛰쳐나갔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정읍시청 한 공무원은 "1층 사무실이 급격히 흔들려 폭탄이 터진 줄 알았다"며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로 (규모가) 크게 느껴졌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번 지진으로 부안군 보안면의 한 창고 벽체가 갈라졌고, 하서면의 한 주택 창문이 깨졌다. 또 백산면의 한 주택 화장실 타일도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오전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4.8 규모 지진으로 보안면에 있는 한 창고 벽면이 깨져 있다. [연합]

지진의 진동은 전북 이외 대부분 지역에서도 느껴졌다.

세종시에서 대전 유성구 반석동으로 출근한다는 김모(35)씨는 "버스를 타고 가는데, 정차 중인데도 버스가 갑자기 흔들렸고 웅성거림과 놀란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고 말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세종시로 출근하던 이모(68)씨는 "승용차를 타고 출근 중이었는데, 진동을 느껴 깜짝 놀랐다"며 "전쟁이 일어나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부안에서 200㎞ 가까이 떨어진 충남 천안시에서도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이 감지됐다. 천안시청 8층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건물이 3초가량 흔들려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에 거주하는 김모 씨는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앞뒤로 흔들렸다. 4D 영화관에 온 것 같았다"며 "20층에 사는데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지진이라 무서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옥천군에 사는 이모(29)씨는 "2층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재난 문자 알림이 울리더니 누군가 건물을 들이받은 듯한 충격이 곧이어 느껴져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12일 오전 8시 26분 49초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점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연합]

직선거리로 150㎞ 이상 떨어진 경북 일대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구미시 산동읍 주민 장윤진(42)씨는 "식탁에 앉아있는데, 진동이 느껴졌다"며 "마치 세탁기가 마지막에 탈수하는 느낌으로 5초가량 건물이 흔들렸다"고 전했다. 그는 또 "(휴대전화에서) 지진 알람이 울리는 순간 아파트 전체가 흔들렸고 바로 옷을 갈아입고 뛰어나갈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X(엑스·옛 트위터)에는 "서울인데 방금 지진 느껴졌다. 침대가 흔들림", "재난문자 오자마자 땅이 꿀렁꿀렁 하더라", "굉음이 들려서 전쟁 난 줄 알았다" 등 진동을 느꼈다는 누리꾼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행정안전부는 지진이 발생하자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필요한 조처를 하기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또 지진 위기 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지진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으로 발령된다.

전북자치도는 이날 지진이 감지된 직후 '재해 대책 본부'를 가동하고 여진과 재산·인명 피해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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