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완 DGIST 교수.[DG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전 세계 천만 명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학제학과 융합전공 김태완 교수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 뇌에 이식한 줄기세포가 이식 후 사멸하는 매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임상 적용이 가능한 세포 생존율 향상법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난치성 파킨슨 환자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노년층뿐만 아니라 최근 20~30대도 걸리는 무서운 질환이다. 근육이 마비되거나 경련이 일어나 움직임이 둔화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현재 전 세계 약 1천만명이 앓고 있지만 정확한 발병원인과 근본적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줄기세포로부터 만든 새로운 도파민 신경세포를 환자의 뇌에 이식하는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가 높은 수준으로 발전했음에도, 도파민 전구세포 이식의 안전성 문제와 이식한 세포가 대부분 사멸하는 문제는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김태완 교수의 이번 연구결과는 순수 도파민 신경세포의 안정적인 이식 방법으로 세포 치료의 안전성을 극대화하고, 나아가 이식한 세포가 사멸하는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난치성 파킨슨 질병에 대한 세포 치료제의 개발을 더욱 앞당길 수 있는 지름길을 만들었다.
김 교수는 2021년 ‘줄기세포로부터 임상 적용 가능한 도파민 신경세포를 만드는 방법’에 관한 논문을 국제 전문 학술지인 ‘셀 스팀 셀(Cell Stem Cell)’에 게재했었다. 해당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 적용 가능한 도파민 전구세포를 제작했고, 현재 미국에서 12명의 파킨슨 환자가 세포 치료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 모식도.[DGIST 제공] |
이번 연구를 통해 이식한 도파민 신경세포가 사멸하는 원인을 규명해내면서,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 김태완 교수는 ‘체내 유전자 조작 스크린 방법’ 등을 이용해 ‘TNF(종양 괴사 인자)-NFκB-p53’ 신호전달 체계가 이식한 세포의 사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370개의 항체를 이용한 항체 스크린을 통해 순수한 도파민 신경세포를 분리해 내는 항체를 발견했다. 나아가 김 교수는 FDA로부터 승인받은 약물인 TNF 억제제(Humira)를 이용해 안전성을 극대화한 순수 도파민 신경세포의 이식 및 생존율을 높였고, 동물실험을 통해 파킨슨병으로 이상행동(한 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행동)을 보이는 실험 쥐가 정상적인 행동으로 회복하는 것을 입증했다.
김태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 시 이식 후 사멸하는 매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이로부터 순수 도파민 신경세포의 이식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임상 적용 가능한 방법을 발견했다”며 “향후 해당 기술을 통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성 뇌 질환에 대한 세포 치료제 개발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셀(Cell)’에 6월 11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