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 ‘R&D 연합’…“수소 운반선 주도권 확보”

액화수소(LH2) 운반선 이미지 [삼성중공업 제공]

한국을 대표하는 조선 3사, 철강 2사와 한국선급(KR)이 액화수소(LH2) 운반선의 핵심 기자재인 화물창(선박 내 저장탱크) 공동 연구개발(R&D)을 위해 손을 잡았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 2사, 한국선급은 최근 ‘액화수소 선박용 재료 시험 표준화 공동연구’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삼성중공업 판교R&D센터에서 개최된 이번 협약 체결식에는 각 사 연구소장과 실무 연구원들이 참석했다.

차세대 핵심 친환경 연료로 떠오르는 수소를 장거리 운송하기 위해서는 영하 253도로 냉각해 800분의 1로 압축한 액체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액체 상태가 된 수소를 초극저온에서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액화수소 화물창’의 설계와 제작이 액화수소 운반선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조선·철강 5사와 한국선급은 초극저온 상태의 경우 상온과 달리 재료의 충격 인성(충격에 잘 견디는 성질)이 낮아지므로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재료의 물성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기술적 난도가 높은 만큼 아직까지 액화수소 화물창과 관련된 국제 표준이 마련되지 않아 글로벌 각 국의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조선·철강 5사와 한국선급은 이번 협약을 통해 액화수소 운반선 설계 및 건조를 위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액화수소 환경에서의 재료 물성 실험 결과 공유 및 데이터 공동 활용 ▷액화수소 화물창 설계·제작 관련 국제 표준화를 추진한다.

5사는 이를 통해 한국이 차세대 수소 운반선 시장을 선점하는 기술적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해외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화물창과 달리 액화수소 화물창 개발은 국내 대표 조선·철강 기업들과 한국선급이 참여해 한국의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하고 국제 표준을 주도해 나가고자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협약에 참여한 한 조선사 연구소장은 “한국선급을 비롯해 국내 대형 조선 3사와 철강 2사가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만큼 이번 협력이 한국 기업의 미래 수소 운반선 시장 주도권 확보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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