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이 중국과 3자 정상회의 등을 통해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미국에도 도움이 된다는 진단이 나왔다. 또 한중일은 자유무역협정(FTA) 진전을 이루기 위해 시장 접근 확대보다는 공급망 안정과 탈(脫)탄소와 같은 제한된 상호 이익에 집중해야한다는 분석이다.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인 여한구(사진)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위원은 14일(현지시간) ‘Economic cooperation by Korea-Japan-China trilateral could ease tensions(한중일간 경제협력이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중일 3자 협력은 미국에도 긍정적인 전개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여 선임위원은 작년 8월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와 지난 5월의 한중일 정상회의를 두고 “이 두 3자 협의체가 상반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고, 아마 일각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 미국에 양다리를 걸치는지(playing a double game) 궁금해할 것”이라며 “하지만 한중일 3자 협력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 선임위원은 “미국은 분명 중국이 이 지역에 외교적으로 침투하는 것을 계속 경계하겠지만, 두 중견국인 한일이 모두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긴장을 줄일 수 있는 건설적인 대화를 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경제안보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 때문에 한중일 3국의 공급망 협력이 쉽지 않겠지만 협력할 가치가 있다”면서 “한중일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소통·협의 채널을 구축해 국가 안보 우려와 경제적 필요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여 선임위원은 한중일 3국 모두 제조업에 기반을 둔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갖고 있어 서로 보완하기보다는 경쟁하는 관계이며 특히 중국의 공급 과잉과 저가 수출이 한국과 일본에 큰 위험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중일 FTA는 시장 접근 확대보다는 공급망 안정과 탈탄소와 같은 제한된 상호 이익에 다시 집중해야한다” 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