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구걸하는 거지들. [엑스 캡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태국 정부가 길거리 거지들에게 적선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구걸로 한 달에 버는 수입이 375만원에 이를 정도로 돈벌이가 되자 거지가 점점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바라웃 실파-아르차 태국 사회개발인력 안전복지부 장관은 "구걸하는 사람을 체포하기 위한 정기 단속을 정부와 경찰이 합동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7000여명의 거지를 체포했는데 그 중 약 30%가 외국인이었다"며 "적발된 외국인은 자국으로 추방되고 현지인들은 국영 보호소에서 직업 교육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에는 태국 중부 사막 프라칸 지역 시장에서 구걸하던 시각장애인 캄보디아 여성이 체포됐다. 경찰은 이들이 하루에 3000밧(약 11만원) 이상을 벌어들였다며 불법 입국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 1월에는 태국 파타야에서 어린이 4명을 포함한 캄보디아인 11명이 체포됐다.

태국 정부가 파악한 바로는 방콕 거지들이 구걸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성수기에는 한 달에 약 10만밧(약 375만원)에 달한다.

태국에서 구걸하는 거지들. [엑스 캡처]

태국 법률은 구걸 행위에 대해 1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1만밧(약 37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지만, 구걸이 돈벌이가 되자 처벌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바라웃 장관은 "범죄 조직이 방콕의 고급 쇼핑센터와 같은 주요 장소에 거지를 배치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얼굴과 팔다리 등이 훼손된 채 동냥하는 걸인들이 잇달아 포착돼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당시 조사 결과 이들 대부분 중국 출신이며 구걸로 하루 최대 1만바트(약 37만원)를 번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인신매매를 통해 구걸하게 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경찰은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바라웃 장관은 "관광객 유입이 잦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