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약 2주에 걸쳐 미국에서 메타와 퀄컴,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연쇄 회동을 마치고 13일 귀국했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에 방점을 둔 이번 출장에서 특히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들도 만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 확보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장을 계기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수주 실적도 탄력을 받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최첨단 패키징 등을 아우르는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서 역량과 이 회장이 글로벌 무대에서 다져 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대만 TSMC 추격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도 미국 출장을 마치며 임직원들에게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며 삼성의 확고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문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이 회장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만남을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 위치한 저커버그 CEO의 자택에서 단독으로 미팅을 가졌다.
두 사람은 AI·가상현실·증강현실 등 미래 ICT 산업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메타는 AI 분야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메타가 자체 AI 칩 개발을 선언한 만큼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향후 메타 물량을 수주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이 회장이 만난 아마존 역시 자체 AI 칩으로 서비스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 회장은 12일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앤디 재시 아마존 CEO와 회동을 갖고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현재 주력 사업에 대한 추가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10일 새너제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미주법인(DSA)을 직접 찾아 이 회장을 만났다. 두 사람은 AI 반도체와 차세대 통신칩 등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최근 DS부문장에 취임한 전영현 부회장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도 참석했다.
이 회장은 퀄컴뿐만 아니라 글로벌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 및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조기술 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