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2개 지주사 체제로 재편하는 가운데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이끌 신설 지주사 HS효성의 핵심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고부가 소재 사업을 하는 효성첨단소재가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서 HS효성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효성그룹 지주사인 ㈜효성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효성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효성그룹은 다음 달 1일자로 ㈜효성과 HS효성 등 2개 지주사 체제로 재편한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효성 0.82 대 HS효성 0.18이다. 2018년 ㈜효성을 중심으로 한 지주사 체제가 설립된 지 6년 만의 변화다.
㈜효성, HS효성은 각각 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상 부회장이 이끈다. ㈜효성 대표 자회사는 효성티앤씨와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이다. HS효성의 핵심 자회사는 효성첨단소재다.
김규영 ㈜효성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주총 인사말에서 “이번 지주사 분할은 그룹의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술혁신 등으로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며 “각 계열사는 전문성 강화와 간소화된 의사결정 체계로 시장의 변화에 빠른 대응이 가능하고,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효성과 HS효성이 추후 계열분리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친족 간 계열 분리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상호 보유 지분을 3% 미만으로 낮춰야 하는데, 조현상 부회장이 최근 ㈜효성 자회사인 효성중공업 지분을 잇달아 매도하고 있기도 하다. 그 결과 조현상 부회장의 효성중공업 지분율은 4.88%에서 0.65%까지 낮아졌다.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22.05%)은 물론 ㈜효성의 다른 자회사인 효성화학(6.16%)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지분도 추후에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은 효성첨단소재와 데이터 솔루션 기업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을 필두로 고부가 소재와 디지털전환(DX), 인공지능(AI)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인수합병도 고려할 수 있다.
HS효성의 구체적인 비전은 다음 달 공개될 전망이다. HS효성의 안정적 출범과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투자가 필요한데, 이 때문에 캐시카우로서 효성첨단소재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기준 매출 3조2023억원, 영업이익 1724억원을 기록했다.
효성첨단소재 사업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은 HS효성에 호재다.
한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