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산 전기차 관세 후폭풍…스텔란티스, 전기차 일부 유럽서 생산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스텔란티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후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 카를로스 타바레스는 혐력관계에 있는 중국 스타트업 리프모터의 전기차 일부를 유럽 스텔란티스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타바레스 CEO는 전날 미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스텔란티스 연례 회의에서 “유럽에서 일정 수의 리프모터 차량 제품을 조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스텔란티스는 리프모터와의 합작법인 ‘리프모터인터내셔널’을 통해 중국산 전기차의 해외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9월부터 프랑스·이탈리아·독일 등 유럽 내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고 연말부터는 중동과 아프리카·아시아·남미로 판로를 넓힌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EU의 중국산 전기차 추가 관세 결정에 대응해 일부를 유럽에서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미국 피아트-클라이슬러(FCA)와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총 14개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한 다국적 자동차기업이다. 지난해 10월 중국 전기차업체 리프모터의 지분 20%를 인수하며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테슬라 모델3. [로이터]

EU의 관세 인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테슬라도 대응에 나섰다. 테슬라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적게 받았다며 EU에 다른 중국산 전기차보다 낮은 관세를 적용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해 유럽에 수출하고 있는 모델3의 가격 인상도 예고했다. 테슬라는 공식 홈페이지에 “다음달 1일부로 모델3 차량의 가격 인상 요구가 예상된다”며 “중국에서 생산돼 유럽연합(EU)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추가 수입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기존 10% 관세에 더해 17.4%∼38.1%포인트의 잠정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계획을 중국 당국과 대상 업체에 통보했다. 다음 달부터 임시 조처 성격으로 관세가 부과되며, 올 하반기 EU 27개 회원국이 승인하면 향후 5년간 시행이 확정된다. 추가 관세율은 조사 협조 여부, 제조업체에 따라 다르다.

지난 3월 독일 슈투트가르트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의 공장 '팩토리 56'에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차체가 인양되고 있다. [로이터]

이번 관세 발표는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독일 자동차 업체와 유럽 시장에 의존하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업계 등 유럽 자동차 산업의 분열도 가중했다고 FT는 전했다.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의 향후 보복 조치 가능성으로 인해 주요 시장인 중국 수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이번 관세 조치를 반발했다. 자국 주요 자동차 업체의 자동차 판매량의 3분의 1이 중국 수요에서 발생하는 만큼 중국 보복 조처가 발효된다면 큰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돼 유럽으로 유입되는 벤츠-메르세데스, BMW, 등 독일 자동차 업체도 영향권에 포함되는 나머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일 자동차 업체인 BMW, 메르세데스 벤츠의 지난해 판매량 중 중국 비중은 각각 32%, 36%를 차지한다.

올리버 집스 BMW 최고경영자(CEO)는 “EU 집행위원회는 유럽 기업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며 “관세는 새로운 관세로 이어지고, 협력보다는 고립으로 이어는 등 관세 조치로 인해 새로운 소용돌이가 발생할 위협이 생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중국 판매 비중이 미미한 프랑스와 이탈리아 자동체 제조업체들은 EU의 고율 관세로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프랑스는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이유로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에 찬성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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