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호 기자]지난달 30일 오후 5시께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의 한 주차장에서 차량으로 걸어오는 기동순찰대 대원들이 멈춰 섰다. 주차된 순찰차 옆 바퀴 쪽에 수상한 비닐봉지가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가까이 다가가니 봉지 안에는 형형색색의 과자와 함께 삐뚤빼뚤한 글씨로 “저는 4학년 학생이에요. 배고프시면 이거 드세요”라고 적힌 편지가 놓여있었다.
주변 가게의 폐쇄회로(CC) TV를 확인한 경찰은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학생은 큰 투명 봉지에 담긴 과자를 들고 종종걸음으로 걸어와 몇 분가량 순찰차 옆 바닥에 무릎을 꿇고 편지를 쓰고 있었다.
순찰을 마치고 돌아온 경찰은 학생의 마음이 기특해 초등학교 하굣길 안전 근무를 서면서 수소문했고, 과자를 놓고 간 화도초등학교 4학년 차예성 군을 찾게 됐다.
과자를 왜 놓고 갔냐는 경찰의 질문에 차 군의 어머니는 “꿈이 경찰관인데, 평소 신고도 많이 하고 순찰하는 경찰들을 보면 감사함을 표시한다. 용돈으로 과자를 사서 놓고 간 거 같다”고 말했다.
경기북부경찰청 기동순찰대원들은 경찰관을 꿈꾸는 차 군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기로 했다. 지난 5일 차군을 순찰 차량에 태워 무인점포 방범 순찰을 함께하고 경찰장비를 구경시켜주며 뜻깊은 하루를 경험하게 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엔 누가 오물을 갖다 놓은 줄 알았는데 정말 고마웠다. 무더위 순찰 근무의 피로가 모두 사라지는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