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7월부터 국내 원·달러 외환시장의 거래시간이 새벽 2시까지 연장된다. 영국 런던 금융시장의 거래시간을 모두 포괄하게 되면서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하는 시간대에 원화도 실시간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코스닥 지수,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지난 14일 열린 총회에서 원·달러 거래시간을 다음 날 새벽 2시까지로 연장하는 방안을 의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1일부터 원·달러 거래시간은 기존 오전 9시~오후 3시 30분에서 오전 9시~새벽 2시로 연장된다. 원화와 이종통화 간의 거래시간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이번 결정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환전 편의를 높이고 거래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로, 올해 초부터 실시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이 시범 운영을 마치고 정식 시행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현물환중개회사는 거래시간 연장에 따라 오전 9시~새벽 2시에 매시 정각과 오후 3시30분의 시점 환율과 시간가중평균환율(TWAP)을 제공한다. 시가와 종가, 장중 고가와 저가 환율도 연장된 거래시간을 기준으로 제공하되, 현 종가 환율과 매매기준율(MAR)은 기존과 동일한 기준을 유지한다.
협의회는 또 개장 직후와 장 마감 전 각 15분 동안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적용을 중단하는 내용의 전자거래 규약을 폐지하기로 했다.
개장시간 연장에 따라 한국 주식·채권 거래를 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시간으로 새벽 2시까지 국내 금융회사나 외국 금융기관을 통해 미 달러화를 원화로 실시간 환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중심지인 런던 금융시장의 거래시간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시간대다.
국내 투자자들이 야간 시간대 미국 주식·채권을 살 때도 임시환율이 아닌, 실시간 시장 환율에 따라 환전할 수 있다. 야간에 발표되는 주요국의 경제지표가 반영된 실시간 환율로 즉시 환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국내외 시장 참가자들이 우리 외환시장에서 연장 시간대에도 문제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적정 수준의 유동성 유지 등 여건 마련에 주력할 방침이다. 국내 은행들이 연장 시간대 매도·매수 가격을 활발히 제시하는 등 시장 조성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 유인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 은행들이 야간시간대 환율 변동 위험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환헤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전자 거래 허용 시간도 1시간 연장한다. 외환당국은 거래시간 확대가 지나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