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오른쪽) 교수 연구팀이 고성능 광열치료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DG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장진호 교수팀이 기존 광열 치료 기술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울트라 광열 치료(ULTRA-PTT)’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초음파 조직 투명화’ 기술을 기반으로 광주과학기술원(GIST) 고등광기술연구소 김혜민 선임연구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했다.
빛을 이용한 광 치료 기술은 선택적으로 원하는 병변을 개선하거나, 파괴할 수 있어 피부 타이트닝, 레이저 문신 제거, 레이저 암 치료 등을 위해 임상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빛이 생체조직 내로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광 산란(optical scattering)으로 인해 광 경로의 왜곡 발생으로 빛이 침투할 수 있는 깊이가 제한된다. 이로 인해 빛을 이용한 치료에도 깊이의 제한이 생기는 원천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나, 대부분 병변에 모여 근적외선 파장의 레이저를 잘 흡수하는 ‘고성능 광열제(photothermal agent)’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광 산란 자체를 줄이는 방법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상태다.
장진호 교수팀은 광 산란 자체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2017년부터 초음파에 의해 생체조직 내에 생성되는 공기방울을 이용해 광 투과 깊이 한계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했다. 그 결과, 초음파에 의해 일시적으로 만들어진 공기방울 층을 활용해 광 산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초음파 조직 투명화’ 기술을 개발했다.
후속 연구를 통해 ‘초음파 조직 투명화’ 기술을 광열 치료에 적용한 이른바 ‘울트라 광열 치료(Ultrasound-assisted photothermal therapy, 이하 ‘ULTRA-PTT’)’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의료용 기구인 ‘핸드피스(모토로 작동되는 의료용 기구)’를 제작했다. ‘ULTRA-PTT 핸드피스’는 상용화를 고려해 사용자가 쉽게 잡을 수 있는 본체, 초음파를 조사해 조직 내 공기 방울 생성 및 유지하는 초음파 생성부, 도넛 모양으로 본체에 부착되어 가운데 구멍을 통해 치료 부위에 빛을 전달하는 레이저 조사부, 초음파를 생체조직에 전달하는 매질이 포함된 하우징부 등 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개발 기술의 원리 및 개발된 핸드피스.[DGIST 제공] |
연구팀은 해당 기술의 치료 효과 우수성 검증을 위해 피부암의 일종인 ‘흑생종’이 배양된 쥐 모델을 대상으로 ‘ULTRA-PTT 핸드피스’를 활용해 약 8일간 임상 적용 가능성을 평가했다. 기존 광열 치료의 경우 이틀까지는 암의 부피가 감소하지만, 이후 암이 재성장해서 치료 효과가 낮았다. 그러나 ‘ULTRA-PTT 핸드피스’를 활용한 치료에서는 암의 부피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고, 8일 후 완전히 소멸함을 확인했다. 또한, 조직학 분석을 통해 초음파 에너지에 의해 생성된 공기 방울이 생체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으며, 공기 방울 생성 전의 조직 특성으로 돌아감을 확인하여 인체에 무해함을 입증했다.
장진호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ULTRA-PTT 핸드피스’는 동물 실험을 통해 뛰어난 치료 성능을 보이고, 조직학 분석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해 국내 개발 원천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우수한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티리얼즈’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