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를 수행한 UNIST 연구진. 김경하(아래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연구원, 주진명 교수, 권태준 교수, 조나단 사바테 연구원, 최정원 연구원, 박태은 교수.[UN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약물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장기(臟器)와 혈관의 생체환경에 최적화된 약물 전달 기술이 필요하다. 국내 연구진이 '장기칩(Organ on a Chip)' 기술을 이용해 약물 전달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내놓았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태은권태준 교수 연구팀은 쥐의 생체 세포를 배양해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재현한 장기칩이 치료 약물의 투과율을 높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장기의 생리적 특징을 더 정확하게 나타내는 세포 기반 파지 디스플레이(phage display) 스크리닝 방법을 이용한 것이다.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장기칩으로 혈액-뇌 장벽을 모사한 결과, 기존의 트랜스웰 모델보다 훨씬 뛰어난 뇌혈관 투과 효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장기칩 기술이 간, 신장, 폐 등 다양한 장기에 특화된 표적치료제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통적인 트랜스웰(BBB Transwell)과 미세유체 장기칩(BBB Chip) 기반 파지디스플레이 스크리닝을 비교한 모식도. BBB Transwell에 비해 BBB Chip에서 스크리닝한 BBB 셔틀이 생체에서 우수한 BBB 투과기능을 보임. [UNIST 제공] |
이러한 성과는 장기칩 내부의 혈액이 혈관 벽을 따라 이동할 때 마찰력과 유사한 전단응력이 발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덕분에 혈관 표면에 있는 당질층(Glycocalyx)의 구조와 기능이 정확하게 재현되었다. 결국 장기칩은 생체환경을 효과적으로 모사하여 유효한 약물 전달 펩타이드(단백질)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최정원 연구원은 “장기칩 기술이 생체 환경을 밀접하게 모방하여 표적 기능을 가진 약물 전달체를 발견하는 데 강력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NANO’에 5월 22일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