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부망 동영상 플랫폼 ‘폴링’ 접속 화면.[경찰청 제공]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경찰판 유튜브 ‘폴링(POL-ING)’이 출범 3개월만에 900여개 영상이 올라오고, 그중에서도 최근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흉기난동범에 대한 대응 방법을 다룬 영상이 주를 이루는 등 도입 취지에 맞게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월 20일 정식 운영을 시작한 경찰 내부망 동영상 전용 정보공유 플랫폼 ‘폴링’이 3개월여만에 동영상 882건(6월13일 기준), 누적 조회수 65만5124회를 기록했다. 3월에는 동영상 갯수가 111개였으나, 4월에 216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5월에는 390개가 더해졌다.
폴링은 경찰청 지역경찰역량강화과에서 실력있는 현장경찰을 만들기 위한 취지로 개발했다. 현재도 경찰청 차원에서 관리 및 운영을 맡고 있다. 폴링에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크리에이터’는 계급에 상관없이 모든 경찰관이 해당한다.
폴링에는 경찰관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동료에게 나누고 싶은 정보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업로드한다. 특별한 교육이나 가이드라인 없이 제작하다보니 개개인의 영상 제작 능력에 따라 어떤 영상은 엉성하고, 어떤 영상은 꽤나 수준급으로 결과물이 제각각인 편이다.
현재까지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새벽에 걸려온 너의 전화는’(3041회)이란 제목으로, 112 장난 전화를 받았을 경우 업무 처리 절차와 처벌 규정 등을 정리한 내용이다. 또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영상은 ‘경찰 대응요령-흉기난동현장’으로, 흉기난동 신고접수 시 출동 인원별 현장 대응 요령을 안내하는 내용이다.
특히 흉기난동은 경찰 내부에서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사안인 만큼 관련 영상 역시 많이 만들어졌다. 지난 4월 광주 경찰관 세 명이 톱으로 무차별 테러를 당한 사건 이후로 ‘비정형피습’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지를 다룬 영상이 여럿 만들어져 5월에만 42건이 기록됐다.
이밖에도 칼이나 총 등 흉기를 든 피의자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제압하는 ‘물리력 대응 방법’을 키워드로 한 영상도 여럿이다. ‘과잉진압’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법과 규칙을 조사해 동료 경찰관에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공유한다.
크리에이터 경찰관의 소속 분포를 보아도 최일선에 있는 지역경찰(지구대·파출소)이 432명으로 전체 크리에이터의 절반(48%)을 차지한다.
폴링 기획을 주도한 홍용연 경찰청 범죄예방대응국 지역경찰역량강화과장은 “다양한 상황을 직면하는 현장 경찰들이 스스로 영상을 만들고 머리를 맞대 해결책을 찾는 것으로 경찰의 전반적 대응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찰관 스스로의 안전은 물론 시민들이 입을 피해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야구배트를 쥔 남성이 엘리베이터 문 앞에 서서 주민들을 위협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도 배트를 휘두르며 공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안에서부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던 경찰은 곧바로 남성을 테이저건으로 제압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같은 재빠른 대응이 앞선 사건·사고를 충분히 학습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경찰은 영상의 활발한 생산과 공유 등 폴링 활성화를 위한 동기부여 방법으로 분기당 조회수, 추천수와 정성평가를 아울러 1등을 기록한 우수 ‘폴링어’에게 특별승급(1호봉), 2등에게는 경찰청장 표창을 수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