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이끌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참패’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실시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단독 과반 의석을 내주며 범야권에 패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국민의힘은 지역구 90석, 비례대표 19석 등 개헌·탄핵 저지선을 가까스로 확보한 10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벌금형이 확정되자 “저는 비록 가짜뉴스들의 피해자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재갈법 등으로 언론을 ‘애완견’처럼 협박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SNS에 “AI시대에서 가짜뉴스로 인한 선동은 더 쉬워지고 더 정교해지고 더 잘 확산된다”며 “가짜뉴스는 대중들이 모를 때가 아니라 원할 때 더 난폭해져 지금처럼 갈라진 정치상황에서는 더욱 위험하다”고 적었다.
한 전 위원장은 “오늘 유죄가 확정된 유 전 이사장의 가짜뉴스 범죄를 비롯해 제가 당해온 가짜뉴스 피해는 청담동 술자리 가짜뉴스 등을 비롯해 굉장히 많다. 그래서 가짜뉴스의 피해자가 되면 고통스럽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애완견’ 운운하는 비뚤어진 언론관은 가짜뉴스 못지 않게 위험하다. 민주주의를 위협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입장 발표 도중 “검찰이라고 하는 국가 권력 기관이 사건을 조작하고 엉터리 정보를 제공하면 그것을 열심히 받아쓰고 조작하지만 그에 반하는 객관적 사실이 나오더라도 언론은 그 점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지 않느냐”고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은 “AI시대가 와도 세상이 변해도 시시비비를 가리고 정론직필하는 언론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며 “가짜뉴스 피해는 막으면서도 언론과 표현의 자유의 본질도 지키는 AI시대의 가짜뉴스 방지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020년 4월과 7월 라디오 방송에서 이른바 ‘채널A 사건’을 언급하며 한 전 위원장이 자신의 계좌를 사찰했다고 발언해 기소됐다. 1심과 2심 법원은 유 전 이사장이 관계 기관의 별다른 해명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발언이 허위라고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2020년 7월 발언에 대해서는 유 전 이사장이 허위임을 알면서도 발언해 한 전 위원장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봤다. 검찰과 유 전 이사장은 각각 불복했고 대법원은 이날 2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상고를 전부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