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저임금 수용성 제고를 위한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조정훈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에서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적용’을 골자로 한 현행법 개정안이 18일 발의됐다.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 돌파’ 가능성을 놓고 경영계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제도 개편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22대 국회 들어 집권여당이 내놓은 첫 개정안이다. 야권에서도 개편 필요성이 고개 든 만큼 입법 논의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재선의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현재 임의규정인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적용 조항을 의무규정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률의 급격한 상승으로 오히려 고용상황 및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최저임금의 완충지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9개국이 이미 업종지역연령을 구분하여 최저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여당에서 최저임금 제도 개편 관련법이 발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정안은 당론 차원에서 발의된 것은 아니지만, 최저임금을 포함한 임금체계 개편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 과제 중 하나다.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했던 문재인 정부 기간 최저임금이 6470원(2017년)에서 9160원(2022년)으로 급등,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직원 고용 축소 등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전날 조정훈 의원실과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최저임금 수용성 제고를 위한 방안 모색 토론회’에는 추경호 원내대표가 참석해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추 원내대표는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상승률이 OECD 국가 중에서는 거의 가장 빠른 국가 수준에 있고, 최저임금의 수준 자체도 굉장히 높다”며 “10~20년 전 ‘최저임금은 무조건 빨리, 많이 올라야 한다’는 도식에서 이제 벗어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업종별 구분 뿐만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구분적용 논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구분적용과 관련해 추 원내대표는 “우리가 국제노동기구(ILO)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차단을 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면서도 “깊이 있는 그런 연구가 또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 21대 국회 기재부 출신의 송언석·추경호 의원 등이 최저임금 구분적용안을 담은 개정안 발의했으나 임기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당시 업종별·규모별·지역별·연령별로 세분화한 구분적용을 주장했던 송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재정·세제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저임금 개편 필요성은 야권에서도 앞서 제기됐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출신인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은 지난 10일 개최한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 자영업자 긴급 간담회’에서 “영세한 소상공인을 위해선 결국 정부가 나서서 임금 보전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구분적용 효과를 낼 수 있는 간접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